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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 끝까지 '남'탓 하는 가구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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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3-17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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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올 것이 왔다.

'가구 공룡'으로 불리는 세계 최대 가구업체 이케아(IKEA)가 결국 국내에 상륙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팝업스토어를 오픈하고 주요 제품을 선보인 것.

가구 팝업스토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비좁은 장소와 가격ㆍ제품에 대한 정보도 턱없이 부족했다. 하지만 이케아 전시장은 주말 내내 손님들로 붐볐다. 국내 소비자들의 이케아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컸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 해 매출이 43조원에 육박하는 이케아는 1943년 스웨덴에서 설립된 가구업체다. 원래는 방문판매로 성냥을 팔던 업체였다. 그러던 중 2차 세계대전 이후 가구업계에 뛰어들어 전 세계 42개국에서 한 해 매출액 약 43조원을 올리는 거대 기업이 됐다.

북유럽 특유의 실용적인 디자인을 무기로 50% 이상 낮은 가격으로 판매한 전략이 주효했다. 특히 자신이 구입한 가구를 직접 조립(DIY·Do It Yourself)하는 역발상은 심리학 용어 '이케아 효과'를 탄생시킬 정도로 대히트였다. .

상황이 이렇자 10조원 수준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국내 가구업체들은 좌불안석이다. 특히 국내 가구업체 80% 이상이 영세한 중소업체라는 사실을 감안했을 때, 매출액 43조원이 넘는 이케아의 진출은 국내 시장 전체를 잠식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업종을 불문하고 명확한 차별성과 경쟁력이 없는 업체는 생존하기 어려운 시대다. 가구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국내 가구업체 가운데 세계 무대에서 명함을 내밀 만한 업체가 한 군데라도 있을까. 디자인 표절, 조잡한 품질로 소비자 신뢰를 잃은 업체가 즐비하다. 또 일부 업체는 폐자재로 가구를 제작하면서 고가 브랜드로 둔갑시키기도 했다.

그런데도 업계는 "이케아 때문에 중소업체가 다 망한다"는 주장이다. 언제까지 상황 탓만 할텐가. 이케아의 진출을 우리 가구의 자생력을 키우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전통의 아름다움, 고객감동 서비스, 품질의 고급화 등 생각만 달리하면 앞서갈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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