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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도시바 비수에 찔려 “소송과 제휴는 별개”…영업방해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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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3-17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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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SK하이닉스와 기술 제휴관계에 있는 도시바가 등 뒤에서 비수를 찔러오고 있다.

낸드플래시메모리 기술 유출 의혹과 관련, 샌디스크와 함께 미국과 일본에서 동시 소송을 제기한 것이 단순한 재판을 넘어 영업방해 의도가 읽힌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17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기술 유출 혐의로 일본경찰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는 전 SK하이닉스 기술자의 동일 사건에 도시바와 샌디스크가 동시에 소송을 걸었다.

샌디스크는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법원에 SK하이닉스가 자사 기술을 유출했다고 주장했다. 샌디스크는 기술 유출 의혹이 있는 SK하이닉스 낸드 플래시 메모리에 대한 판매 금지 요구와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샌디스크와 제휴관계인 도시바도 앞서 SK하이닉스가 자사 낸드플래시 메모리 기술을 취득해 1000억 엔(약 1조530억 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했다며 도쿄지방법원에 제소했다.

도시바는 샌디스크 기술자가 SK하이닉스로 이직하면서 자사 낸드플래시 메모리 관련 기밀을 빼돌렸다고 주장했다.

일본 경찰은 해당 기술자가 직장 환경에 불만을 품고 전직을 생각하게 됐으며, 계약 내용을 유리하게 진행하기 위해 계획적으로 기밀 자료를 훔쳐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 측은 “소장을 전달받은 뒤 대응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소송에 영업 견제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판매 금지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제품은 아무래도 고객사가 섣불리 채택하기 어렵다”며 “일본과 미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판매금지 소송이 진행돼 해당 지역 영업이 저해되는 부분이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기술 유출 혐의를 받고 있는 기술자가 체포된 직후 도시바와 샌디스크가 이틀 사이 제소 사실을 공개해 미리 준비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업계에선 일본 반도체 기업이 과거 명성을 되찾기 위해 본격적인 한국 기업 견제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했다.

특히 일본 일부 언론들은 이번 기술 유출을 기정사실화하며 다분히 격앙된 어조로 자국 기술 유출을 비판하고 있다. 기술 유출에 대한 관련 법 강화 및 유출 방지책을 마련하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초 도시바와 SK하이닉스는 돈독한 기술제휴 관계에 있어, 이번 소송이 하이닉스로서는 예상치 못한 복병인 셈이다. 양사는 차세대 반도체인 STT-M램을 공동 개발 중이다. M램은 자성을 이용해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식으로 D램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망 분야다.

이와 관련, 도시바는 이번 소송에도 SK하이닉스와의 제휴는 계속 유지할 뜻을 내비쳤다. 도시바의 한 임원은 “소송과 공동개발은 별개 문제”라며 “쓸데없는 분쟁이 없도록 실무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4분기 낸드플래시 세계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40%, 도시바가 25%, SK하이닉스가 19%를 차지했다. 과거 도시바가 1위였으나, 한국 기업들에 의해 점유율에서 밀려나는 상황이 이어져 왔다.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비휘발성 메모리로,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와 차세대 저장 솔루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에 주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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