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군 지도부가 마오쩌둥(毛澤東) 전 국가주석에서 시진핑(習近平) 현 국가주석에 이르는 1∼5세대 최고지도자들의 군 지시사항을 담은 '붓글씨'를 일선 군부대와 무장경찰부대에 일괄 게시하도록 지시했다.
인민해방군 총정치부는 최근 당 중앙군사위 주석을 겸하는 시 주석의 비준 아래 군부대와 무장경찰부대의 각급 당 위원회 회의실에 마오쩌둥, 덩샤오핑(鄧小平),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시진핑의 군 관련 중요지시를 담은 '휘호'(제사, 題詞)를 일괄 게시하라고 통보했다고 신화사가 17일 전했다.
군 총정치부는 통지문에서 "지도자들의 '제사 지시'는 최고지도자들의 인민군대에 대한 진실하고 절실한 기대와 요구를 담고 있다"며 "우리 군의 발전 방향을 분명하게 지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만간 전군의 당 위원회 회의실에 내걸릴 마오 전 주석과 덩샤오핑의 글은 각각 "확고하고 정확한 정치적 방향, 고통을 참고 근검·소박한 사업 기풍, 민첩하고 기민한 전략전술", "우리 군을 강대한 현대화·정규화 혁명군으로 건설하기 위해 분투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장 전 주석의 '제사'에는 "규격에 맞는 정치, 탄탄한 군사, 우수한 기풍, 기율이 엄격·명확함, 힘있는 보장"이, 후 전 주석의 '중요지시'에는 "당에 충성하고 인민을 뜨겁게 사랑하고 국가에 진력하고 사명에 헌신하며 명예를 숭상하라"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시 주석의 '중요지시'는 "당 지휘에 따라 싸우면 이길 수 있는 기풍이 우수한 인민군대를 건설하기 위해 노력하라"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30자가 채 못 되는 1∼5세대 최고지도자들의 군 관련 '지시사항'은 대체로 '강군양성'이라는 한 단어로 요약된다. 이들 '지시사항'은 각 지도자가 직접 쓴 붓글씨 형태여서 역대 최고 지도자의 성격도 잘 반영돼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일필휘지' 식으로 갈겨 쓴 마오 전 주석의 글씨와 자체가 정확하고 깔끔한 해서체 형태의 시 주석의 글이 큰 대조를 이루고 있다.
중국의 군 지도부가 지도자들의 군 지시를 일선 군부대에 걸어놓도록 지시한 것은 시 주석의 군 개혁 조치 및 군 장악 가속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취임 초기부터 군에 대한 대대적 물갈이 인사 등을 주도하며 군 장악 작업을 빠르게 추진해온 시 주석은 최근 출범한 '국방·군대개혁 심화를 위한 영도소조'의 조장까지 맡아 국방·군대 개혁도 직접 지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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