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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터키서 유라시아 장대교량 건설 새 역사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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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3-17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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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은 터키 이스탄불 보스포러스 해협에서 유럽과 아시아 대륙을 잇는 총 2.1km 규모의 사장-현수교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 사진은 보스포러스 제3대교 주탑 모습.



아주경제/터키(이스탄불) 권이상 기자 = 지난 12일 오전(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 시내인 탁심에서 버스를 타고 북서쪽 방향으로 40여분을 달렸을까.

짙은 푸른 빛의 보스포러스 해협을 가운데 두고 유럽과 아시아 대륙 양 옆에 거대한 콘크리트 주탑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곳은 현대건설이 동서양 문명이 공존하는 터키 이스탄불에서 세계 초장대 교량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보스포러스 제3대교' 건설 현장이다.

지난해 현대건설(60%)과 SK건설(40%)은 터키 정부가 구상한 보스포러스 제3대교 건설 프로젝트를 공동 수주했다. 공사금액은 미화 6억9740만달러다.

터키(ICTAS)와 이탈리아(Astaldi)의 민간회사가 투자한 민자사업으로 3월 현재 공정률 약 21%의 공사 초기 단계다.

현재 다리의 양 끝에서 무게를 지탱해주는 기둥인 주탑을 건설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전체 공사는 2015년 말 완공 예정이다.

이 다리는 유럽과 아시아의 길목인 고도(古都) 이스탄불의 교통 정체를 해결하기 위해 기획됐다.

터키는 3%의 유럽 땅과 97%의 아시아 땅으로 이뤄져 있으며, 보스포러스 해협이 그 경계를 이루고 있다.

그런데 이 해협 서쪽인 유럽지역에는 기업들의 사무공간이 집중돼 있는데 반해 동쪽인 아시아 지역에는 주택가들이 밀집돼 있다.

이 때문에 출근 시간에는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퇴근 시간에는 그 반대 방향으로 교통 수요가 대거 발생한다.

그러나 출퇴근 교통정체를 소화하는 다리는 1973년 영국과 독일 건설사가 지은 제1교량, 1988년 일본과 이탈리아 건설사가 지은 제2교량이 전부다.

보스포러스 제3대교는 기존의 제1•2교 기준으로 주탑 사이의 거리인 중앙경간이 약 1.4배, 주탑 높이는 약 2배가 넘는다.

왕복 8차선 도로와 복선철도로 구성된다. 보스포러스 해협의 가장 북쪽을 잇는 이 공사는 총연장 2164m로, 중앙경간은 1408m에 달한다.

아시아 측과 유럽 측에 놓이는 두 개의 주탑은 높이 322m로 세계 최대 높이다. 교량 상판의 폭은 60m, 길이는 1408m로 국제 규격 축구장을 약 11개를 만들 수 있는 면적이다.

특히 보스포러스 제3대교는 세계적으로 선례가 없는 '사장-현수교' 방식으로 건설된다. 다리 위에 경전철 등이 지나가는 것을 감안해 흔들림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케이블을 주탑에 바로 묶어 교량 상판의 무게를 지지하는 사장교와 주탑 사이 케이블을 연결하고 거기에 상판을 다시 묶어 차량 하중을 지지하는 현수교 방식을 하나의 교량 내에서 재현한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1000m급 이상의 장대 케이블 교량에서는 세계 최초로 적용되는 고난도 기술이다. 이 교량의 중앙경간은 사장교 기준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긴 교량이며, 현수교 기준으로는 세계 4위 수준이다.

나영묵 현장소장은 "보스포러스 제3대교는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상징성을 지닌 장대교량으로 3년이 채 안 되는 기간 내에 공사를 준공해야 하는 도전적인 프로젝트"라며 "현대건설이 가진 세계적인 수준의 초장대교량 기술력과 풍부한 시공경험을 바탕으로 공사를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스포러스 제3대교의 가운데 792m 현수교 부분은 지난 2012년 2월 현대건설이 국내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초장대 케이블 가설장비 신공법인 평행성 스트랜드(PPWS) 방식이 사용됐다. 이로 인해 공기단축과 원가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그동안 유럽 선진 건설회사의 독점 무대였던 유럽 건설시장에서 동서양을 연결하는 상징성을 지닌 터키의 보스포러스 제3대교를 시공함으로써 향후 유럽 건설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

현대건설은 지난 2012년 총연장 36㎞의 해상교량인 쿠웨이트 자베르 코즈웨이 교량 공사, 2013년 터키 보스포러스 제3대교 공사를 수주한 데 이어 올해 미화 6억4800만달러 규모의 칠레 차카오 교량공사를 수주했다.
 

현대건설이 터키 이스탄불 보스포러스 해협에서 시공 중인 '보스포러스 제3대교' 주탑 모습. [사진제공=현대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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