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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이 고 정주영 왕회장에게 던지는 질문, “어떻게 기업가 정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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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3-1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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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초등학교 학력, 가출소년으로 부두 노동자와 쌀가게에서 배달 일을 하며 사회생활을 시작한 분이 어떻게 그런 도전정신, 통찰력, 번뜩이는 창의력으로 점철된 위대한 기업가 정신을 발휘할 수 있었습니까?”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일화적 전기 ‘이봐, 해봤어?’ 의 저자로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회장을 역임하던 시절 10년 넘게 정 명예회장의 국제 업무를 보좌했던 박정웅 메이텍 대표는 고인에 대해 강의를 할 때마다 청중들에게서 자주 듣지만 가장 답변하기 어려운 질문이라고 한다.

도전적인 기업가 정신을 키우자는 목소리는 크지만, 노력보다 결실은 너무나 적다. 창업을 꿈꾸는 이들이라면 정 명예회장의 일대기는 한 번 정도는 접해야 하는 나침반이다. 그런데 이야기를 접한 젊은이들은 “그는 어떻게?”라는 질문을 던진다.

학력차이, 계층 분화 등 사회적 양극화를 좁히기 어려울 정도로 벌어지면서 불가능에 대한 인식이 심화한 현재. 이러한 사고를 바탕으로 하는 젊은이들로서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던 정 명예회장이 어떻게 ‘현대’라는 기업을 일궈낼 수 있었는지에 대해 어떤 설명으로도 답을 찾지 못한 것은 당연하다. 그와 동시대를 살아왔던 사람들도 정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오는 21일은 정 명예회장의 13주기 기일이다. 그리고 2015년은 그의 탄생 100주년이 된다. 박 대표는 현대중공업 사보 최근호에 실은 기고문을 통해 “한국 경제사를 바꾼 그런 큰 사업들을 정 회장이 하지 않았더라도 다른 사람이 할 수도 있지 않았나?”라는 질문을 던지고, 답은 “결코 아니다”고 강조했다.

“정 명예회장이 초등학교뿐이 못 나와 뭘 모르고 저러는 거야. 성공할 리가 없는 그 일을 하다가 정 명예회장이 망하는 건 둘째 치고 나라 망신시킬 일이 걱정이야.” 그가 조선사업, 중동 진출, 자동차 독자개발, 올림픽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때 한국의 기업계는 물론, 관련 전문가 집단들이 취한 입장이었다.

그가 조선 사업을 위해 동분서주할 때, 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석학으로 경제부처의 수장인 경제기획원 부총리를 맡고 있던 사람은 공식 석상에서, “정 회장이 무리하게 추진하는 조선사업이 성공하면 나는 열 손가락에 장을 지지고 하늘로 오르겠소”라고 했다. 그런 그는 타계 전에 출간한 회고록에서 정 명예회장이 도전정신과 획기적인 발상으로 한국 경제에 크게 이바지한데 대한 찬사를 남겼다.

긍정적인 생각과 도전정신, 창의력, 실천력 등 정 명예회장의 기업가 정신을 설명하는 단어는 많다. 하지만 현재의 젊은이들이 알고 싶어하는 “어떻게?”라는 질문의 답은 정 명예회장은 학력과 지연, 재물 등 사람들이 만들어 스스로를 가둬버린 편견과 멸시, 조롱을 가볍게 깨어버렸다는 점이다. 이 덕분에 정 명예회장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드문 세기의 도전자이고, 창의적 기업가 정신을 발휘한 위대한 인물이 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정 명예회장 10주기 때 송복 연세대학교 명예교수가 던진 화두에 대한 답중의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당시 그는 “정주영처럼 교육을 받지 않고도 진취적 기업가, 불굴의 의지와 정신력으로 큰 사업을 이룬 사람은 수없이 많다. 그러나 그들 중 누구도 정주영처럼 ‘대성취’를 이룬 사람은 없다, 이를 풀어내는 것이 대한민국이 새로운 ‘대성취’를 이뤄내는 가장 확실한 메시지며 메스돌로지(Methodology, 방법론)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정 명예회장 추모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그룹사 임원과 울산공업학원, 현대학원 교직원 대표 90여 명이 지난 15일 경기도 하남시 창우동에 있는 고인의 묘소를 찾아 참배했으며, 18일 저녁에는 울산대학교 주최로 울산 현대예술관에서 ‘정주영 현대 창업자 추모음악회’가 열린다.

기일 당일인 21일 오전에는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사내 체육관에서 추모식을 거행하고, 오후 7시까지 분향소를 마련해 일반 시민들도 분향할 수 있도록 개방한다.

같은 날 정 명예회장이 설립한 현대학원 산하의 현대청운고, 현대고 등 5개 중·고교도 설립자의 창학정신을 새긴 창학정신비에 헌화하며 고인을 추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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