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전력망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에너지효율 최적화를 실현,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스마트그리드 산업이 차세대 핵심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미국을 제치고 스마트그리드 산업 1위 투자국으로 급부상한 중국에서 관련 테마주들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1일 선전증권거래소 IPO 재개 이후 스마트그리드 관련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쥐화과기(炬華科技·쥐화과학기술유한공사)가 상장돼 주목을 받았다.
상장 데뷔 첫날 쥐화과기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 데뷔전을 치뤘다. 개장가 66.13위안으로 출발해 등락을 거듭하더니 18.67% 증가한 65.40위안으로 마감했다.
거래량이 83.55%에 달하는 등 투자자들의 손바뀜이 잦아지면서 주가도 급등락했다. 변동이 많았던 만큼 이날 상장된 신주 중에서는 유일하게 개장가(66.13위안) 대비 하락했고, 이날 함께 상장된 7개 기업 모두가 주가 급등에 따른 두 차례의 서킷브레이크(일시 매매)를 겪은 데 반해 오로지 쥐화과기만이 일시 매매현상이 벌어지지 않은 신주로 기록됐다.
딩민화(丁敏華) 회장이 2001년부터 이끌어온 쥐화과기는 전기계량기와 전기데이터수집시스템 상품을 연구개발 및 생산하는 업체로서 항저우(杭州)시 시후(西湖) 과학기술경제원에 본사를 두고 있다.
주로 스마트미터기, 전자식전력량계, 전기데이터수집단말기를 비롯해 국제 IEC(유럽)과 ANSI(미국) 규격을 통과한 스마트미터기와 전력계량기 관련 소프트웨어와 부품 등 스마트그리드 산업 핵심제품을 생산한다.
중국 전력망 관리를 전담하고 있는 국영 전력회사인 국가전망공사(國家電網)를 비롯해 난방전망공사(南方電網)와 안후이난루이중톈(安徽南瑞中天)전력공사를 주요고객으로 두고 있고, 해외 대형 고객 체코의 ZPA사와도 장기간 거래를 유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쥐화과기는 국내전기계량기 생산업계에서 인정받은 기술적 경쟁력과 발전잠재력의 우위를 선점한 첨단과학기술 연구기업으로 유명하다.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중국 100대 성장잠재력 기업 순위에 2011년부터 3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2012년 과학기술부 산하 횃불첨단기술산업발전센터가 선정한 ‘횃불계획(하이테크 산업 프로젝트)중점 첨단기술기업’으로 선정됐고, 저장(浙江)성에 건설한 과학기술기업연구개발 센터에서 자체적으로 연구개발한 최신 통합생산관리시스템(MES) 생산기술을 인정받아 국체표준화기구(ISO)가 지정한 품질경영시스템 ISO9001과 환경경영시스템 ISO14001을 획득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총자산은 4억6650만 위안, 7억2770만 위안, 8억4930만 위안으로 탄탄한 기술적 역량을 바탕으로 매년 몸집을 불려왔다.
같은 기간 영업수익은 4억8830만 위안, 7억1788만 위안, 7억6620만 위안, 순이익은 7580만 위안, 1억3380만 위안, 1억7180만 위안을 기록, 매년 경영목표를 갱신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3년간 순이익 증가율이 128.19%, 76.50%, 28.43%로 둔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동종업계 경쟁 심화와 회사 경영 규모의 지속적인 확장 등 내외부 환경 변수가 영업실적 성장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한계점을 갖고 있다.
쥐화과기 안고 있는 가장 큰 리스크는 일부 기업에 대한 거래 의존도가 매우 높아 이들 기업의 주문량 감소가 영업실적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쥐화과기의 영업수익에서 5대 고객에 대한 매출량이 차지하는 비율은 60.01%, 64.53%, 55.66%로 절반 이상을 차지해왔다.
ODM 제작 상품의 최대 고객인 안후이 난루이중톈 전력공사와의 거래량은 전체 영업수익의 20.48%를 차지한다. 특히, 최대 해외고객기업인 체코의 ZPA사와 거래율은 매우 높아 2013년 상반기 기준 전체 거래량의 97.07%에 이를 정도다. 이에 ZPA사와 쥐화과기의 거래 감소는 회사 전체 영업수익에 막대한 타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투자전문가들은 조언이다.
다만, 차세대 전력망 스마트그리드 산업과 신에너지산업이 전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미래의 투자 블루칩으로 각광받고 있는 만큼 꾸준한 제품ㆍ기술 개발을 이어간다면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 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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