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을 비롯한 대형 기관투자자도 위탁운용사를 고를 때 지나치게 빈번한 매매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해 이같은 업체를 배제하고 있다.
19일 한국금융투자협회와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49개 운용사(사모펀드 전문업체 제외)를 대상으로 집계한 평균 매매회전율은 2013년 말 237.98%를 기록했다.
펀드 자산을 1억원으로 가정했을 때 누적 거래대금이 약 2억4000만원에 이른 것이다.
매매회전율이 가장 높은 회사인 유진자산운용은 작년 말 회전율이 806.88%에 달했다.
펀드 자산 대비 8배 이상을 사고 팔았다는 얘기다.
유진자산운용 측 매매회전율은 2013년 9월 말 628.23%에서 같으해 말 800%를 넘어서면서 갈수록 불어나는 모습이다. 2012년 말과 비교하면 1년 만에 400%포인트 이상이 뛰었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이 위탁운용사를 선정할 때 낮은 매매회전율도 조건이 된다"며 "이런 이유로 운용사 대부분이 매매회전율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민연금 측 위탁운용사 운용지침을 보면 대형주형은 연간 매매회전율을 200%, 중소형주형은 180%로 잡고 있다.
잦은 거래가 장기투자라는 투자원칙에 어긋날 뿐 아니라 불필요한 수수료 증가 역시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A운용 펀드매니저는 "유진자산운용을 보면 작년 4분기 펀드매니저 교체도 상대적으로 적었다"며 "이는 동일 펀드 안에서 종목 교체가 지나치게 자주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결국 내지 않아도 될 수수료를 고객에게 물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유진자산운용은 작년 4분기 펀드매니저 등록 및 말소가 각각 2건으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수탁액 규모에서 비슷한 메리츠자산운용 및 유리자산운용은 같은 기간 각각 10차례 내외 등록과 말소가 있었다.
메리츠자산운용 및 유리자산운용은 매매회전율에서도 2013년 말 각각 202.24%, 182.67%로 업계 평균을 밑돌았다.
한편 동양자산운용은 갑자기 계열사 매매 비중을 늘려 몰아주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동양자산운용은 2013년 말 매매회전율이 286.39%로 3개월 만에 181.23%포인트 뛰었다. 이 기간 계열사 매매비중은 47.63%에서 57.88%로 증가했다. 49개 자산운용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계열사 매매비중은 통상 20% 선"이라며 "동양자산운용처럼 60%에 육박하는 모습은 업계에서 보기 드문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시장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매매회전율이 증가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며 "가치주 또는 중소형주 펀드 같은 일부 상품으로만 자금이 몰리는 경우도 어쩔 수 없이 회전율이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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