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는 시장에 공개되지 않은 CJ E&M 실적 악화 정보를 펀드매니저에게 전달한 증권사 애널리스트 4명을 검찰에 고발 혹은 통보했다.
자본시장조사단은 작년 9월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출범한 이후 CJ E&M 불공정거래 사건을 처음으로 맡아 조사를 진행해왔다.
문제는 이번 사건의 처벌 대상이 된 애널리스트가 CJ E&M 미공개정보를 펀드매니저에게 처음으로 알린 애널리스트에 한정됐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A증권사 애널리스트가 펀드매니저에게 CJ E&M 미공개정보를 전달하려 했지만 간발의 차이로 B증권사 애널리스트 보다 늦게 전화를 걸었다면 처벌 대상에선 제외됐다.
C증권사 애널리스트가 펀드매니저에게 전화는 걸었지만 통화를 하고 있어 전화 연결이 늦어졌을 경우에도 처음 정보제공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처벌을 하지 않았다.
결국 미공개 정보 유출과 관련해 운에 따라 처벌의 희비가 엇갈린 셈이다.
펀드매니저에게 두 번째 이후로 CJ E&M 미공개정보를 전달한 애널리스트까지 합치면 미공개정보 유출자는 이번에 처벌 대상이 된 4명의 애널리스트보다 더 늘게 된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애널리스트가 회사 내부 정보를 미리 입수하고 시장에 공개되기 전 외부로 정보를 유출할 경우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 금지’ 법에 따라 제재를 받는다.
하지만 미공개정보를 3자에게 처음으로 전달한 것이 아니라면 미공개정보 전달에 있어 인과관계가 성립하지 않아 처벌 대상에서 제외된다.
자본시장조사단 측은 이번에 처벌 대상이 된 애널리스트들은 법에 따라 조치가 취해졌고, 부당 이득 규모 및 정보전달 대상 및 범위ㆍ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결론을 낸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자본시장조사단 관계자는 “음주운전을 했다고 해서 모든 음주운전자가 단속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라며 “CJ E&M 사례 역시 어찌 보면 운에 따른 것일 순 있겠지만 법 잣대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처벌은 항상 법적 테두리 안에서 이뤄진다"며 “처벌은 개인의 권리 침해로도 이어질 수 있어 조심스럽게 이뤄져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처벌 대상이 된 한 증권사 관계자는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매매를 한 펀드매니저가 1차 정보를 입수하고 매매를 했는지 2차 정보를 종합해 매매를 했는지 알 수 없다”며 “금융당국에선 이번 사건의 처벌 기준에 대해서 명확한 설명도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수익을 올린 펀드매니저에 대한 처벌이 빠져 업계에 뒷말이 많다”며 “법적 잣대를 둘러싸고 잡음이 많이 발생하는 것 자체가 처벌 기준에 체계가 잡혀있지 않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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