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와 LG유플러스의 영업정지가 먼저 시작된 가운데 스마트폰 판매량이 급감하며 제조사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현재 이통 3사를 합친 월 국내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약 150만대라는 점을 볼 때 영업정지 기간에는 월간 스마트폰 판매량이 약 50만대로 줄어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 달에 100만대씩 두 달 동안 200만대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줄어드는 셈이다.
기기변경의 경우 파손 또는 분실된 단말기의 교체와 24개월 이상 사용한 단말기 교체만 가능하다.
이통사들이 기존 고객을 지키기 위해 기기변경을 위한 각종 혜택을 제공한다고 해도 기존 판매량에는 턱없이 부족한 양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제조사들은 향후 내놓을 신제품의 출시 시점을 놓고 고심에 빠져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이통 3사에게 각각 45일씩의 영업정지를 내린데 이어 방송통신위원회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게 추가로 각각 7일, 14일의 영업정지 결정을 내리면서 5월 중순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팬택은 당초 4월로 예정됐던 ‘베가 아이언2’의 출시를 5월로 미뤄놓은 상태다.
최근 워크아웃 개시가 결정된 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제품인 만큼 실적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에서 이통 3사의 영업정지는 큰 걸림돌이기 때문이다.
팬택 관계자는 “영업정지 이후 수량이 줄어들었지만 제조사로서는 마땅한 대책이 없다”며 “영업정지 이전보다 삼성으로의 쏠림 현상이 더욱 심해졌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5의 국내 출시 시점을 놓고 고민 중이다.
지난달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4’에서 전 세계 출시 시점을 4월 11일로 밝혔지만 한국에서 이통사 영업정지라는 암초를 만났기 때문이다.
소니는 ‘엑스페리아Z2’의 국내 출시 시점을 미뤘다.
당초 소니는 오는 20일 국내에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엑스페리아Z2의 출시 행사를 개최하고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이통사 영업정지를 고려해 이를 잠정 연기했다.
이통사들이 45일 이상의 사상 최장 기간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으면서 신제품을 만들어놓고도 내놓지 못하는 제조사들의 고민은 깊어만 가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