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학 2014 ITU 전권회의 준비기획단 부단장은 21일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ITU 표준화 부분에서 결의안을 낸 적이 없다”며 “ITU 고위직 진출을 통해 패스트팔로워에서 퍼스트무버로 가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신산업과 신성장동력 창출과 밀접히 연관돼 있어 경재성장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회의를 통해 우리나라는 ICT와 타산업간의 융합, 사물인터넷, 주요 정보기반 시설, 정보보호 등급제 등의 의제를 주도할 예정이다.
이같은 의제 주도를 통해 사물인터넷 등 신산업에 대해 국제 표준을 이끌면서 우리나라의 표준을 국제표준으로 채택하는 과정에서 기업의 해외 진출도 보다 원활해 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TU 전권회의를 통해 신산업에 대한 표준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기업들이 따로 테이블을 마련해 표준을 논의하면서 통일성에 문제가 생길 여지가 있다.
3세대(3G) 이동통신 기술의 경우 ITU 주도의 표준화가 늦어지면서 미국 중심의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기술과 유럽 중심의 세계무선시스템(GSM) 기술로 나뉘어 파편적인 기술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 하나의 사례다.
글로벌 기술 표준화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표준화총국장에 이재섭 KAIST 연구위원이 입후보한 것도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표준화총국장 선출에 성공한다면 이동통신, IPTV 등 글로벌 표준에 대한 최종결정권한을 갖고 있어 국내 산업이 주도권을 확보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994년에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선출과 시기가 겹치면서 표준화총국장 선거에서 실패했으나 이번에는 선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준비위의 설명이다.
이번 ITU 총회에서는 인터넷 주소체계 관리 등 인터넷 거버넌스, 온라인 아동보호, 전파.위성 관련 이슈, 차세대 네트워크, 사이버보안, 중장기 전략 등의 의제가 예상되고 있다.
인터넷 거버넌스에 대한 의제는 미국과 유럽 중심의 민간주도 전략, 중국과 러시아 중심의 국가주도 전략이 부딪치면서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구글 등 글로벌 포털 등 자국 기업의 이익을 감안해 민간 주도의 정책이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중국과 러시아 등은 이같은 시스템을 인정할 수 없으며 주도권을 유엔 등으로 넘길 것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회의 의장국으로 의견을 내기보다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주장을 모두 감안해 인터넷 거버넌스에 대한 중재 역할을 해야 하는 입장이다.
2014 ITU 전권회의에는 193개국 회원국의 장관 등 3000명의 참석해 글로벌 ICT 정책을 최종 결정하는 ITU 최고위급 총회다.
아시아에서는 20년만에 1994년 회의를 연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다.
우리나라가 아시아에서 20년만에야 이 회의를 유치한 것은 5개 대륙별로 돌아가면서 회의가 4년마다 열리기 때문이다.
회의를 재유치하기 위해서는 중국, 호주, 인도 등 국가 등을 거치게 될 것을 감안하면 80~100년을 기다려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권회의는 국가 원수의 전권을 위임 받은 대표들이 참석해 붙은 명칭이다.
우리나라는 1948년 1월 최초 ITU 국제회의에 참가했다.
우리나라는 3000명의 대표단을 수용하는 동시에 시설과 물자 수송, 지자체 기여를 감안해 부산을 개최지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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