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번 상임이사 선정에서 발전회사 관리본부장(전무) 선임을 둘러싸고 내부 출신이 판정승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한전 출신들이 해당 자리를 꿰찼던거와는 다른 양상이다.
2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남동, 서부, 동서, 남부, 중부발전 등 발전5사는 지난 20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상임이사 선정에 남동발전 관리본부장을 제외하고 전원 내부 승진자로 임명했다.
실제 남동발전 관리본부장으로 선임된 홍성의 한전 영업처장을 제외하고는 서부발전 관리본부장은 정영철 서부발전 자재처장이 동서발전 관리본부장은 박현철 동서발전 미래사업단장이 각각 선임됐다.
남부발전 관리본부장에도 이종식 남부발전 경영전략처장이 중부발전 관리본부장에는 이정릉 중부발전 기획조정처장이 임명되는 등 5명 가운데 4명이 내부 출신으로 채워졌다.
전통적으로 업무 특성상 내부승진자가 임명되는 기술본부장의 경우 이번에도 4명 전원 내부 출신이 자리를 차지했다. 남동발전은 정석부 남동발전 발전처장을, 서부발전은 김동섭 서부발전 발전처장이 임명됐다. 동서발전은 이석구 동서발전 동해화력발전처장이, 남부발전은 김태우 남부발전 신성장사업실장이 각각 이름을 올렸다.
업계에서는 상임인사 전체 9명 가운데 한전 출신이 1명에 그친 것을 두고 현 정부의 사내출신 인사 선호에 따른 결과라고 풀이하고 있다. 그간 한전에서는 내부인사 적체를 해소함과 동시에 발전자회사에 대한 영향력 강화 차원에서 자사 인사를 기용하려 했기 때문이다.
또 최근 공공기관에 만연하는 낙하산 인사에 대해 쏟아지는 여론의 질타를 의식한 점도 작용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으로 임명된 김성회 전 의원을 비롯해 지난해 11월 이후 최근까지 30여 명에 가까운 기관장, 감사, 사외이사가 정치권에서 임명돼 크고 작은 낙하산 논란을 빚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기업의 주요 경영 결정을 내리는 감사나 사외이사 자리에 정치권이나 군인, 경찰 등 비전문가들로 구성된 낙하산 인사들이 줄줄이 채워지면서 정부의 낙하산인사 규제 방안이 구호에 그칠 거라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았다.
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감사와 이사는 CEO의 전횡을 견제하는 자리지만 낙하산 인사 특성상 반대하거나 의견을 내놓는 것 자체가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라며 "박 대통령이 취임 초기부터 강조한 낙하산 근절 대책이 최근 들어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부랴부랴 낙하산 근절 대책을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눈치를 보는 공기업들로서는 이 같은 비판 여론을 의식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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