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석고보드 '라돈 공포'…정부, '부랴부랴' 조사 착수

라돈 공포 '폐암원인' 지목…천연방사성핵종 건축자재 '안전성 조사'

조사 후 라돈관리종합대책 마련하되, 적절한 환기 중요?

"석고보드 라돈 '발암 물질', 고층 아파트 위험"

"환경부, 규제 있는 나라 없다"

"실태조사 후 라돈관리종합대책 추진…일단 환기가 중요?"

 

[환경부 정책플러스 웹툰 중 "라돈(Radon) 좀 쫓아내줘!!"]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아파트 건축자재로 사용되는 석고보드 속 라돈(강한 방사선을 내는 비활성 기체 원소)이 폐암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정부가 라돈실태조사를 추진한다.

24일 환경부에 따르면 오는 4월부터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관계부처 합동은 석고보드(인산·탈황 등), 내화재가 혼합된 벽돌, 세라믹 제품 등 천연방사성핵종이 함유된 건축자재에 대한 안전성 조사를 수행키로 했다.

또 석고보드 속 라돈 때문에 폐암이 걸린 것으로 알려진 A아파트를 대상으로 산·학·연·관 등 각계전문가와 정부가 해당아파트 동일 라인 1층부터 꼭대기 층까지 실태조사에 착수키로 했다.

현재 인산부산석고보드의 경우 일반 석고보드보다 10배 이상 많은 라돈이 검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충격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한 시사프로그램이 아파트 건축자재로 흔히 사용되는 석고보드를 발암 물질로 지목하면서 라돈의 심각성이 불거지고 있는 추세다.

미국 환경보호국(EPA)이 주택 내 라돈 노출에 의한 평생폐암 발생량을 추정한 결과를 보면 라돈 수준이 20pCi/L을 나타낼 경우 흡연자는 익사 확률보다 250배 높은 위해도를 지닌다. 10pCi/L 기준으로는 가정화재에 따른 사망보다 200배 높은 수준이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라돈을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하는 등 라돈권고기준 초과를 폐암발병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환경부는 실태조사결과를 토대로 다각적인 라돈저감대책 수립을 추진하고 라돈고농도 지역에 대한 ‘라돈관리지역’ 지정에 들어가는 등 관리근거도 마련할 계획이다.

라돈관리종합대책 수립은 올해부터 2018년까지로, 오는 6월쯤 ‘실내공기질관리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특히 올해에는 라돈관리종합대책의 일환으로 라돈전국조사와 라돈고농도 주택에 대한 라돈무료측정 및 저감 컨설팅 확대(1500가구·7억 원)를 추진키로 했다.

아울러 환경부는 건축자재 라돈방출량과 실내라돈농도 간의 상관성에 대한 추가 연구조사를 통해 라돈 방출 건축자재에 대한 사용제한 등도 검토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 또한 주택에 사용하는 건축자재의 라돈발생량이 유해한 수준으로 입증되면 주택법에 따라 처리할 계획이다. 이는 ‘건강친화형주택 건설기준’에 오염기준을 반영하는 방안이다.

원안위도 내달부터 ‘생활주변방사선방호 종합계획’에 따른 시행계획을 수립해 추진할 방침을 세웠다.

환경부 측은 폐암환자의 집에서 검출된 라돈이 폐암의 원인이라는 일부 보도에 대해 “라돈은 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로 라돈권고기준을 초과한 사실이 폐암 발병의 원인이 될 수 있으나 이것이 기준치 초과의 모든 가정에서 폐암이 발병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보도된 아파트의 라돈농도는 라돈수치가 가장 높은 겨울철 밀폐공간에서 측정된 수치로 적절한 환기를 통해 농도저감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실내라돈 관리를 위해 미국·유럽연합(EU) 등 주요 선진국과 같이 실내라돈 권고기준(4pCi/L=148Bq/㎥)을 마련ㆍ운영 중”이라면서 “아직 국제적으로 라돈 방출 건축자재에 대해 법적 규제기준을 가진 나라는 없는 실정이나 사전 조치 차원에서 향후 추가조사 후 기준마련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