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작년 5월 강원도 원주에 개관한 한솔뮤지엄이 '뮤지엄 산(SAN)'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
오광수 뮤지엄 산 관장은 2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간과 예술, 자연이 융화되는 미술관을 지향한다는 뜻에서 스페이스(Space) 또는 슬로우(Slow), 아트(Art), 네이처(Nature)의 앞글자를 따 '산'이라고 이름을 바꿨다"며 "현대 문명에 찌든 사람에게 정신적 휴양처, 힐링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데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한솔그룹이 8년에 걸쳐 지은 '전원형 미술관'인 '뮤지엄 산'은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맏딸인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의 소장품을 중심으로 개관했다.
다홍색 패랭이 꽃밭과 자작나무 숲길과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지은 독특한 미술관 덕분에 개관 7개월만에 유로 관람객 7만명이 방문하는 등 '슬로우 뮤지엄'으로 자리잡았다. 이인희 한솔 고문의 입이 떡 벌어지는 소장품도 발길을 모으는 이유다. 알렉산더 리버맨의 거대한 조각을 지나야 미술관으로 들어올수 있는 입구에는 자코메티의 '걸어가는 사람'이 버티고 있다. 전시장엔 박고석 이쾌대 박수근 장욱진 유영국 이대원 등 한국 근현대 거장들의 보석같은 작품들이 대거 망라돼 있다. '국민화가' 박수근 유화도 여섯 점이나 걸려 있다.
새 이름표를 달고 뮤지엄 산은 개관이후 두번째 전시로 '진실의 순간:한국화와 판화전'을 28일부터 펼친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맏딸인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이 40여 년간 수집한 컬렉션의 일부로, 이번에는 한국화와 판화를 중심으로 선보인다. 작가 40여 명의 작품 150여 점이 소개된다.
이 가운데 1956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현대목판화 개인전을 연 작가 정규(1923∼1971)의 작품등 평소 접하기 힘든 희귀판화등이 전시돼 주목되고 있다.
목판의 소박함 속에 민중의 정서를 담아낸 오윤의 작품과 박수근 특유의 마티에르(질감)가 묻어나오는 사후 제작 판화, 여인의 결혼과 출산 과정을 계절의 변화에 빗댄 최영림의 1961년 국전 출품작 '계절' 등도 선보인다.
또한 '문자추상'을 비롯한 고암 이응노의 작품 14점을 만나볼 수 있다. 가로 길이가 4m에 달하는 변관식의 '무창춘색'(武昌春色)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개된다.
섬세한 메조틴트 기법으로 풀밭 위에 놓인 바이올린과 손수건, 의자 등 일상적인 소재를 초현실적이면서도 서정적으로 표현하는 황규백의 판화 전 작품과 작가가 사용했던 판화 도구도 전시됐다.
이와 함께 '뮤지엄 산'만의 독보적인 전시장인 '제임스 터렐관'이 5개월간의 작품 보수 공사를 마치고 오는 29일 재개관한다.
2차원과 3차원을 넘나들며 빛으로 소통하는 터렐의 작품 '간츠펠트'(GANZFELD)'와 '웨지워크(WEDGEWORK)', '호라이즌(HORIZON)', '스카이스페이스(SKYSPACE)' 등 네 점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오는 4월과 6월에는 각각 '일몰'과 '스페이스 디비전'이라는 신규 프로그램이 추가될 예정이다.(033)730-9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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