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2년 만에 변동폭을 확대한 것은 국제사회에 시진핑(習近平) 지도부의 개혁 의지를 보여주고 위안화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을 높여, 해외로부터 중국으로 유입되는 투기성 자금을 견제하기 위해서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일방적으로 위안화 절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변동폭을 확대할 경우 위안화 상승을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에 수출기업이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그래서 인민은행이 2월 하순부터 의도적으로 위안화를 급락시켜 변동폭 확대를 준비해 온 것으로 보인다.
이왕(易網) 중국인민은행 총재는 22일 강연에서 "앞으로 위안화의 변동폭은 상하 쌍방향으로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언급해 위안화 약세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인식을 보였고, "위안화 시세는 시장 상황에 따라 정해질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최근 달러대비 위안화의 약세 전망이 계속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주 21일 한때 1달러 6.237위안까지 하락하면서 약 1년 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 지난 1주일간(17~21일) 시세는 1.2%의 하락률을 보여 기준치로 부터의 변동폭은 3일 연속으로 1%를 넘었다.
또 지난 2월 한달간 위안화의 하락률은 약 1.4%로 1994년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인민은행이 시장에 개입하면서 위안화 하락을 유도하고 있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당국이 시장에 개입해 위안화 하락을 유도하는 이유가 뭘까. 중국으로 유입되는 투기자금을 억제하기 위해서라고 보는 시각도 있으나 진정한 이유는 “경기둔화 리스크의 회피”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제조업구매경기지수(PMI), 수출분야 등 중국의 경기 동향을 나타내는 모든 지표들이 전망을 밑돌고 있다. 또 중국 최초로 디폴트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렇게 중국 시장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이 커져가는 가운데 위안화를 하락시킴으로서 수출경쟁력을 높여 경기둔화를 막으려는 목적이 있다고 보여 진다.
실제로 지난 3월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2014년 경제성장률의 목표치를 2013년과 똑같은 7.5% 전후로 설정했다. 구조개혁 등을 이유로 목표치를 하향 조정할 것이라는 추측이 있던 가운데 나온 목표치의 유지는 “다시 한번 성장 중시의 경제정책을 펼 것”이라는 자세를 선명히 했다고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기 때문에 목표치 달성을 위해 당분간은 위안화 하락을 유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더욱 강해졌다.
또 전인대에서 경제성장률 목표치와 함께 제시된 물가상승률 목표 3.5%도 눈여져 볼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물가상승률 3.5%라는 수치는 인플레이션을 어느 정도 용인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돼, 수입 물가는 상승하겠지만 기업의 수익을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 당국은 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인플레이션 허용은 금융정책의 완화로 이어지고, 금융정책의 완화는 위안화 하락을 가져오기 쉬워진다고 전문가는 지적한다.
중국은 시장이 내놓고 있는 경계감과 경기둔화를 위안화 하락을 축으로 한 "경제성장"으로 돌파하려고 하고 있다.

[자료 중국인민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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