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100 - 분양광고

시진핑, 난징대학살 맹비난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4-03-30 13:5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독일을 방문해 메르켈과 함께 강연에 나선 시진핑.(사진/연합)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유럽순방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독일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난징(南京)을 점령하고 30여만 명 이상의 자국 군·민을 살해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며 일본의 '과거사'를 맹비난했다.

중국 최고지도자가 국제무대에서 일본 과거사를 이처럼 강하게 비난한 것은 유례없는 일로 일본정부 측은 "관련 발언의 배경을 확인한 뒤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져 양국의 역사갈등 문제가 한층 악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29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28일(현지시간) 저녁 쾨르버 재단에서 공개강연을 하고 아편전쟁 이후 100년간에 걸친 중국역사를 조망하는 과정에서 "일본군국주의가 일으킨 중국침략전쟁으로 중국 군·민 3500여만 명이 죽거나 다치는 '인간 참극'이 빚어졌다"고 말했다. 또 "이 같은 참극의 역사는 중국인민에게 뼈에 새길 정도의 (강한) 기억을 남겼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양국의 우호적 관계를 설명하는 대목에서도 "이 시각 나도 모르게 중국인민들이 존경하는 독일인 친구가 생각난다. 바로 라베"라며 "70여 년 전 일본군국주의가 중국 난징시를 침략해 30여만 명의 중국 군·민을 도살하는 전대미문의 참상을 저질렀는데 그 순간에 라베는 다른 10여 명의 외국인들과 '난징안전구'를 만들어 20여만 명의 중국인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한국에는 '존 라베'(혹은 욘 라베)로 알려진 그는 중국에서는 '중국판 쉰들러' 혹은 '중국인의 영웅'으로 존경받는다. 시 주석은 "라베는 자신의 일기에 대학살 내막을 상세히 기술했고 이는 당시 역사를 연구하는 중요한 증거가 됐다"며 독일에 감사를 표했다.

이날 강연의 마지막 대목에서도 일본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시 주석은 "올해는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지 100주년이 되는 해고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지 75주년이 되는 해"라며 "귀국의 총리 브란트(빌리 브란트)는 예전에 '역사를 망각하는 자는 영혼에 병이 든다'고 말했다. 중국에는 '과거를 망각하지 말고 미래의 스승으로 삼자'(前事不忘, 后事之師)는 말이 있다"고 말했다.

'前事不忘, 后事之師'이라는 표현은 난징대학살희생동포기념관(난징기념관)에 걸려있는 대표적인 문구로, 사실상 일본의 반성을 강하게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교도통신 등은 이날 시 주석의 '난징대학살 희생자 30만명' 발언 등을 비중있게 전하며 양측의 난징대학살 관련 논란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시 주석은 이날 강연에서 중국 국방예산에 관한 질문에 "매우 정상적인 것이다. 중국같이 이렇게 큰 대국의 국방건설에 필요한 것"이라고 말하며 "우리는 절대로 '국강필패'(國强必覇·국가가 강해지면 패권을 추구한다)의 길을 걸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또 "그러나 우리는 아편전쟁 이후 서방 열강들의 견고한 함선과 날카로운 대포 아래 노예가 되고 식민지가 된 역사적 비극을 되풀이할 수는 없다"며 "그래서 우리는 반드시 자위를 위한 국방건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아주NM&C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