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송이와 연인 역할을 하게 되는 도민준은 드라마에서 자신이 ‘KMT 184.05’라는 행성에서 왔다고 밝힌다.
KMT는 한국천문연구원의 외계행성탐색시스템에서 따온 용어다.
외계행성탐색시스템은 지구와 비슷한 환경을 가진 외계의 행성을 찾는 사업이다.
드라마 속 도민준과 같은 외계 생명체가 실제 존재할 만한 적당한 기온과 크기를 갖는 곳을 찾기 위한 프로젝트다.
드라마 제작사는 천문연과의 협의 후 숫자를 넣어 도민준의 고향 행성 이름을 붙였다.
천문연은 별그대 제작사에서 촬영 장소 섭외도 해왔으나 거절했다고 한다.
당시에는 드라마에 누가 나오는지도 비밀로 하면서 이렇게 성공할지도 몰랐고 업무에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촬영에 협조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서구 천문연 홍보팀장은 27일 밤 별빛이 쏟아지는 소백산 천문대에서 “그 드라마가 이렇게 뜰 줄 몰랐다”고 털어놨다.
최근 별그대와 운석 등으로 별에 대한 관심이 국내 천문 연구에도 이어지기를 천문연은 기대하고 있다.
이날 천문연은 단양 소백산천문대에서 기자들을 상대로 KMT 사업에 대한 설명회를 열고 별을 관측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소백산천문대는 1978년 준공돼 우리나라 천문학의 출발점이 된 곳이다.
지름 61cm 망원경과 2k ccd 장비를 갖추고 있다.
현재는 지름 1.8m의 망원경을 보유한 보현산 천문대가 광학망원경으로는 국내에서 가장 큰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소백산천문대에는 처음 세워진 우리나라 천문학의 토대가 된 첨성대 모양의 관측동이 원형만 남아 있다.
새로운 관측동과 교육동, 연구동이 세로 세워졌기 때문이다.
이날 흐리다가 구름이 걷히면서 오후 11시가 넘어서야 밤하늘에 별자리가 또렷하게 나타났다.
망원경을 통해 태양계 행성 중 가장 큰 목성의 띠 무늬까지 볼 수 있었다.
국내 천문학 수준에 비해 연구 기반은 아직은 열악한 상황이다.
일본이 1999년 미국 하와이에 4000억원을 들여 지름 8m의 망원경을 설치했지만 우리나라는 장비 수준에서는 세계 50위권으로 뒤져 있는 상황이다.
국내의 천문 연구 기반 수준을 높이기 위한 사업이 거대마젤란망원경(GMT)과 KMT 사업이다.
GMT는 미국의 대학.연구기관이 80%, 우리나라, 호주가 지분 10%씩 투자해 1조원을 들여 지름 25.4m에 이르는 거대망원경을 8.4m 7장으로 구성해 2019년 칠레 라스 캄파나스 천문대에 건설하는 사업이다.
우리나라는 2019년까지 GMT 프로젝트에 1000억원을 투입해 연 300일의 10분의 1인 30일의 관측일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KMT는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지구형의 외계행성을 발견하는 프로젝트로 300억원을 투입해 칠레와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에 1.6m 망원경을 설치하는 프로젝트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탐색 연구에 돌입하게 된다.
박병곤 천문연 광학천문센터장은 “우리나라가 천문 연구 기반에서 열세에 있었으나 정부의 지원으로 GMT와 KMT 사업을 통해 앞서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천문 연구 기반과 함께 MRI나 디지털카메라 기술처럼 천문연구에서 파생한 기술들이 사업화가 된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프로젝트 과정에서 얻은 기술이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MT 망원경은 세계 최대급인 3억4000만 화소 CCD 카메라를 갖출 예정이다.
박 센터장은 “세 나라에 망원경을 설치하는 것은 24시간 연구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내에는 흐린 날이 많아 관측 가능한 날이 절반으로 더 이상 거대 망원경을 설치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세 망원경은 5월 칠레 설치를 시작으로 올해 건설을 끝낼 예정이다.
외계행성탐색 연구분야에서 천문연은 발견된 1780개의 행성 중 17개를 발견했다. 보현산천문대에서 4개, 소백산천문대 에서 2개, 천문연이 미국 애리조나주에 설치해 원격운영하고 있는 레몬산천문대 1.0m 망원경으로 11개의 외계행성을 발견했다.
KMT를 통해 천문연은 은하 중심부 영역에 있는 별들을 지구형 외계행성 발견을 목표로 24시간 관측할 예정이다.
GMT 건설이 완료되면 관측한 별의 성분분석 등도 가능해져 KMT와 시너지를 낼 것으로 천문연은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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