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개혁 통한 민영경제 활성화…제2의 알리바바 제2의 텐센트 ‘봇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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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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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하이타오 중국 장강상학원 부총장 인터뷰

리하이타오 중국 장강상학원 부총장. [사진=이형석 기자]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지방정부 부채와 그림자금융 위기에서부터 부동산 거품 붕괴 조짐, 그리고 최근 중국 첫 기업 디폴트 사례까지. 곳곳서 위기 신호가 포착되며 중국 경제 경착륙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하향 조정하고 있다.

중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팽배한 가운데서도 낙관론자들은 중국 지도부가 경제경착륙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 정부가 경기둔화 방지 정책 수단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31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만난 리하이타오(李海濤) 중국 장강상학원(CKGSB) 부총장 역시 대표적인 중국 경제 낙관론자다.

리 부총장은 “올해 중국이 7~7.5%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 경제의 전망은 밝다고 내다봤다.

그는 그 이유로 중국 지도부가 추진 중인 ‘개혁’을 꼽았다. 리커창 중국 총리가 줄곧 “개혁이 중국 최대의 보너스다. 개혁만이 중국의 성장엔진”이라고 강조해온 것과 일맥상통하다.

리 부총장도 중국 경제 개혁 보너스(紅利)가 뿜어낼 에너지는 어마어마하다고 말했다.

그 동안 중국은 경제 부문에서 시장가격ㆍ금리ㆍ환율 등을 정부가 통제했으며, 국유기업이 은행ㆍ통신ㆍ에너지 등 주요 산업을 독점하는 등 정부가 과도한 역할을 하면서 자원 배분의 낭비를 초래해왔다. 실제로 몸집은 거대한 국유기업은 비효율적 경영으로 순익은 나날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국유기업 순익은 총 2조40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5.9% 늘어나는데 그쳤다. 전년의 11%에서 반 토막 난 것.

반면 정부가 덜 간섭하는 인터넷 분야 같은 민간경제는 혁신과 상호경쟁을 통해 활발하게 발전해왔다. 리 부총장은 대표적인 예로 선의의 경쟁 속에 발전하고 있는 중국 양대 IT기업인 알리바바와 텐센트를 꼽았다.

'중국판 카카오톡'으로 불리는 ‘웨이신’은 텐센트가 만든 모바일 메신저다. 현재 웨이신 가입자 수가 중국내 수 억명에 달할 정도로 광범위하게 보급된 것은 중국 정부의 간섭을 받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 또한 알리바바가 내놓은 온라인금융상품 위어바오가 높은 수익률로 그 동안 낮은 예금금리를 고수해왔던 중국 은행업계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가져오고 있다고도 그는 전했다. 그는 향후 중국 민간경제가 더욱 활성화 되면 제2의 알리바바, 제2의 텐센트가 더 많이 배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렇다면 리 부총장이 생각하는 중국 경제의 최대 위협 요소는 뭘까. 그것은 부동산 거품도 그림자금융도 지방정부 부채 위기도 아닌 바로 개혁의 좌초다. 하지만 그는 중국의 개혁은 시진핑 지도부 10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시진핑 새 지도부가 이전 후진타오ㆍ원자바오의 4세대 지도부와 다르다고 말했다.

후진타오 주석 집권 당시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에 막 가입해 중국 경제의 고속성장기를 달렸다. 지도부는 개혁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으며, 오히려 국유경제가 비대해지고 민간경제가 위축되는 ‘국진민퇴’를 초래했다. 반면 현재 터져나오는 각종 위기 속에 10년 중국 경제를 이끌어야 할 시진핑 지도부로서는 개혁이 절실하며 강한 개혁 드라이브를 내걸어 위에서 아래로의 개혁을 밀어 부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3월 초 태양광기업 상하이차오르의 디폴트 선언을 시작으로 철강ㆍ시멘트ㆍ부동산 등 업계로 디폴트가 확산돼 중국 금융위기 불안을 초래할 것이라는 세간의 우려에 대해서도 그는 중국 금융시장이 한층 성숙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이번 기업 디폴트 사례로 중국 정부가 과잉생산 산업에 대한 한계기업의 디폴트를 용인하는 자세를 보임으로써 향후 더 많은 기업이 줄도산 할 것이며 이는 중국기업의 채권 투자 리스크 의식을 높여주는 한편 투자와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높여줄 것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리 부총장은 최근 고조되고 있는 부동산발 중국 경제위기 가능성도 일축했다. 어얼둬쓰나 원저우 등 2,3선 도시를 중심으로 부동산 버블 붕괴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이는 부분적인 현상이며 중국 전체 부동산 시장 붕괴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그는 베이징ㆍ상하이ㆍ선전과 같은 1선도시는 글로벌 도시로 주택 수요도 높아 집값이 하락할 가능성이 적으며 오히려 더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 현재 중국의 도시화 수준은 50%으로 여전히 발전 잠재력이 충분하며 보장성주택 건설 등 투자 등도 함께 이뤄져 중국 부동산 시장이 하루아침에 와르르 무너지지는 않을 것으로 말했다. 또한 현재 중국 정부가 시행중인 부동산 시장 억제조치를 완화할 수 있는 정책적 수단도 가지고 있어 충분히 리스크 통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중국 경제의 뇌관으로 지목되고 있는 지방정부 부채위기 역시 우려할만한 위험 수준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중국 심계서 통계에 따르면 지난 해 상반기 기준 중국 지방정부 부채액은 18조 위안으로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3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중국 지방정부 부채액이 이보다 더 많은 20조 위안 이상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리 부총장은 지방정부 부채는 대부분 위안화 표시 채무로 국내 금융시장에서 조달된 것이기 때문에 유럽 재정위기나 아시아금융위기 때처럼 부채 리스크가 경제 전반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적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앙정부가 지방정부 부채 부담을 커버할 수 있는 통제능력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 지방정부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해 취하고 있는 일련의 금융 재정 개혁 조치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다면 지방정부 부채 리스크가 향후 점차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리 부총장은 중국 경제는 단기적으로 각종 문제점이 불거지며 호황과 불황의 경기사이클이 되풀이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중국 경제는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관측했다.

그는 중국 경기하방리스크에 직면하면 중국 지도부가 ‘미니’ 경기부양책을 쓸 수도 있다고 전했다. 신형도시화, 중서부 내륙지역 개발, 보장성 주택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과거 2009년과 같은 4조 위안의 대규모 부양책이나 지급준비율이나 금리 인하 등 눈에 보이는 뚜렷한 부양책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그는 설명했다.

◈리하이타오 부총장은 누구?

리하이타오 장강상학원(CKGSB)부총장의 경력은 화려하다. 1969년생인 리 부총장은 1991년 중국 명문대인 과기대를 졸업한 후 1990년대 초반 미국으로 건너 예일대에서 석ㆍ박사 과정을 마치고 미국 현지 명문대인 코넬대, 미시간대 교수를 역임하는 등 20년을 미국에서 생활했다.

2년여 전 장강상학원 방문교수로 다시 중국을 찾은 그는 결국 미국 명문대 교수직을 마다하고 중국에 머무르기로 결심했다. 그가 중국에 남기로 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중국 경제의 거대한 성장 잠재력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는 중국 경제발전의 새로운 성장모델과 중국 경제잠재력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느꼈으며, 또한 중국 경제 굴기를 현장에서 직접 보고 체험하며 연구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리 부총장은 현재 몸 담고 있는 장강상학원에 대해 "중국에 있으면서 중국 시장에 역점을 두는 한편 세계 경제를 대상으로 하는 경영대학원”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장강상학원은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들이 중국 최고의 MBA로 꼽는 곳이다. 2002년 11 월 아시아 최고재벌 리카싱 재단의 후원을 받아 베이징에 설립된 장강상학원은 중국의 민간 비영리 독립 교육 기관으로, 중국 내 최초로 교수진에 의해 운영되는 경영대학원이다.

장강상학원이 배출한 5000여명 이상의 졸업생 중에는 알리바바그룹 마윈 회장과 중국 최대 민영기업 푸싱그룹 궈광창 회장, 시노펙 푸청위 회장, TCL 리둥성 회장 등 중국 최고 기업인 등이 다수 포함돼있다. 이들은 현재 중국 비즈니스 리더로 활약하며 중국 재계를 이끌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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