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전기연 기자 = 무소속 권락용 의원(경기 성남시의회)이 속내를 털어놨다.
권 의원은 "부끄럽다. 내가 주도해 만든 조례가 딱 1건뿐이다. 더 만들려 노력했는데 다른 의원들이 동의해주지 않아 못 만든 조례가 있긴 하다. 사실 노는 시의원들이 꽤 된다. 어디서 뭐 하는지 안 보이다가 표결할 때만 나타난다. 당선되자마자 일하기보다 '다음엔 어떻게 공천받을까'만 생각하는 것 같다. 4776만원 연봉(의정비) 받는 게 민망할 정도"라고 털어놨다.
31일 중앙일보가 227개 기초의회의 조례 제ㆍ개정 건수를 조사한 결과, 2876명 의원들은 임기가 시작된 2010년 7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조례 총 8261건을 만들거나 고쳤다. 이는 3년 6개월간 1인 평균 2.9건으로, 1년간 0.8건 꼴이다.
단 한 건도 만들지 못한 의원들도 있다. 전북 전주시의회 지방선거에 옛 민주당을 나와 당선된 최찬욱ㆍ김명지 의원은 임기 8년간 조례를 하나도 만들지 않았다.
특히 이들이 제 할 일을 하지 않는 이유는 국회의원이 기초의원 후보를 공천하는 제도 탓이다. 이에 기초의원들이 어떻게 일했는지 모르는 유권자들이 정당만 보고 선택하다 보니 노는 의원들이 의회에 재입성한 것이다.
창원대 이호영 교수는 "시ㆍ군ㆍ구 의원 활동 내역을 투명하게 알림으로써 유권자들이 일 안하는 의원들을 선거에서 솎아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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