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신용정책보고서] 국내 기업, 채무부담 줄었다…만기구조도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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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3-3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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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우리나라 기업의 실질적인 채무부담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기구조 역시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다.

31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순대외채권은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이후 증가세를 지속해 지난해 말 현재 1889억3000만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공공부문(일반정부ㆍ통화당국)의 순대외채권이 외환보유액 증가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예금취급기관의 순대외채무가 빠르게 감소한 반면, 기업부문은 금융위기 이후 400억 달러 내외의 순대외채무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공기업의 경우 해외직접투자를 위한 해외증권 발행 등으로 장기채무가 늘어나면서 순대외채무가 증가했다. 이에 반해 민간기업은 경상수지 흑자에 따른 외화 유동성을 바탕으로 단기 무역신용 공여를 늘리면서 단기채권이 증가해 순대외채무가 크게 감소했다.

비은행금융회사는 금융위기 직후 해외채권 투자가 감소하면서 순대외채무로 전환됐으나 2012년부터 해외채권 투자가 재개되면서 순대외채무가 크게 감소하기 시작했다.

수출입 기업의 채권이 단기 무역신용 공여 증가로 단기화하고 에너지 관련 공기업의 해외채권 발행 등으로 대외채무가 장기화하면서, 기업부문 순대외채무의 만기구조는 꾸준히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기업들이 외화예금을 늘리고 외화차입금을 상환한 것도 실질적인 기업의 순대외채권이 늘고 채무가 줄었음을 뜻한다.

한은은 "기업들이 직접 순대외채권을 증가시키지 않더라도 은행에 대한 대내운용(외화예금 증가 및 외화차입금 상환)을 늘림으로써 은행의 대외자산 운용 및 대외부채 상환자금으로 사용돼 은행의 순대외채무 감소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은은 "기업 대외채무중 현금상환 부담이 없는 수출선수금이나 장기투자 성격이 강한 외국인 대부투자 등 채무로서의 성격이 약한 항목을 감안할 경우 실질적인 기업의 순대외채무 부담은 통계 수치보다 작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기업의 실질적인 채무부담은 감소 추세에 있으며, 질적인 측면에서도 대외채무의 장기화, 대외채권의 단기화로 만기구조가 개선됐다는 게 한은의 평가다.

다만 한은은 "기업 해외발행 증권의 만기가 집중되는 시기에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해질 경우, 발행여건 악화 등으로 차환 발행이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면서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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