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칼럼]파나마 운하 개통 100주년을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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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02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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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립 주파나마대사<자료사진>

 인천공항에서 12시간 비행 후 로스엔젤레스에 도착, 다시 6시간을 더 비행하면 토쿠멘 국제공항에 도착한다. 공항과 시내 중심가를 잇는 고속도로를 20분간 달리면 보이기 시작하는 50층 이상의 스카이라인은 흡사 싱가포르와 홍콩을 연상시키며, 시내에 들어서면 각종 다국적기업, 금융회사의 간판을 단 건물들이 즐비하다. 기후는 연중 온화하며, 태풍, 지진, 화산폭발 등의 자연재해에서 자유롭고, 생활이 편리하여 미국인이 은퇴 후 살고 싶어하는 나라로 손꼽히는 이곳은 우리에게 ‘파나마운하’로 잘 알려진 파나마이다.

파나마는 세계에서 싱가포르 다음으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자유무역지대와 발달된 물류인프라,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가진 국가로서 우리기업들이 중남미 시장으로 진출하는데 전초기지로 삼을 수 있는 충분한 조건을 가진 곳이다. 우선 중앙은행이 없어 외환통제가 전혀 없고 국내 화폐를 미달러로 사용하고 있는데 따른 화폐의 안정성으로 인해 베네수엘라, 에콰도르, 볼리비아, 니카라과 등 좌파사회주의 국가들은 물론, 유럽, 미국 등으로부터 자본유입이 많다는 점도 파나마 경제성장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 100년 동안 파나마는 지리적 이점을 이용하여 파나마운하를 통해 대서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통로로서 또 동양과 서양 그리고 북미와 남미가 오가는 관문으로서 역할을 수행해 왔다. 연 24억달러에 달하는 운하수입을 토대로 2010년 이후 매년 7% 이상의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유지하면서 중남미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또한 파나마운하를 통과하는 선박과 물류로 인해 연관분야인 무역, 보험 등의 산업이 발달하면서 파나마는 국제 금융의 중심지로 떠올랐으며, 2013년부터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를 넘어서면서 중남미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파나마운하의 물동량을 보면, 일본, 중국, 한국이 전체의 44%를 차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파나마 운하이용 5대국중 하나이다. 2007년 파나마정부는 운하통항 수요 증가, 컨테이너선의 대형화에 대비 태평양과 대서양쪽에 갑문을 추가로 설치하는 파나마 운하 확장공사를 시작했으며, 2015년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운하확장 공사가 완공되면 통행 가능한 선박의 대형화로 인한 수송효율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운항가능 선박이 파나막스급(최대 4500TEU, 1 TEU : 20피트 컨테이너 1개)에서 운하 확장 후 운항가능 선박은 포스트 파나막스급인 최대 1만2000TEU가 가능하게 되면서 해운시장에 커다란 변화와 함께 화물 운송능력도 현재의 2배 수준인 연간 6억t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미국의 셰일가스가 파나마 운하의 확장과 맞물려 대아시아 수출 가능성이 확대되면서 에너지 시장의 판도가 더욱 빠르게 변화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전망을 기초로 현재 미국을 비롯한 유럽, 중남미 국가들은 파나마운하 확장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 기존 항만 인프라를 보강하는 등 파나마운하 확장공사를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활용하기 위해 분주하다.

파나마운하 100주년을 계기로 많은 우리 기업들이 파나마에서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중남미 곳곳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기회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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