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확인된 우리나라 미세먼지 상황은 최악이다. 우리나라는 178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환경성과지수 가운데 미세먼지 지표 부문에서 171위를 기록했다.
미세먼지와 황사는 구리, 납 등 독성 중금속 성분과 세균, 바이러스 등이 들어있는 위험 물질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인 미세먼지의 경우 피부 모공보다 20배 작은 미세한 입자여서 피부에 쉽게 파고 들어 여러 피부 질환을 일으킨다.
대기오염 물질에 노출되면 단기적으로는 조기 노화와 수분 부족, 색소 침착, 주름 증가가 나타나고 장기적으로는 피부암과 같은 심각한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대기오염 상태가 나쁠 때 피부에 더욱 신경써야 하는 이유다.
박현정 여의도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우리나라가 미세먼지 지표에서 낮은 순위를 기록한 것은 그만큼 대기에 미세먼지 양이 많다는 것”이라며 “미세먼지 양이 많을수록 피부도 더 나쁜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전문의들은 미세먼지와 같은 대기오염 물질의 피해를 줄이려면 외부 유해물질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주는 안티폴루션 기능이 있는 자외선차단제나 비비크림을 외출 전에 바르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귀가한 후에는 클렌징을 철저하게 해야 한다. 메이크업 성분과 미세먼지가 엉겨 피부에 자극을 주므로 평소보다 꼼꼼하게 닦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다고 과하게 문질러서는 안된다. 민감한 피부는 이런 자극을 받으면 피부염을 일으킨다.
이은 차앤박피부과 평촌점 대표원장은 “씻지 않은 상태에서 피부가 가렵다고 긁거나 문지르면 피부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하고 “클렌징은 가볍게 마사지하듯 문지르되 3분을 넘기지 말고 깨끗한 물에 여러 번 헹궈야 한다”고 말했다.
미세먼지에 황사가 겹치면서 충혈 등을 호소하는 환자도 늘고 있다. 황사 바람에 든 이물질이 눈에 들어가면 눈의 대문 역할을 하는 각결막 상피를 덮고 있는 막이 상처를 입는다. 이 막이 손상되면 바이러스균이 쉽게 침투해 염증이나 감염이 나타날 수 있다.
평소 안구건조증이 있으면 오염물질이 안구에 달라붙기 쉽고, 눈물 양이 부족해 이물질을 빼내기 어려우므로 더욱 신경써야 한다.
알레르기성 결막염도 주의해야 한다. 미세먼지 속 오염물질이나 화학물질 등이 눈에 들어가면 눈꺼풀과 결막에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눈에 가려움증이나 이물감, 충혈, 붓기 등이 나타나면 비비지 말고 인공눈물을 넣어 황사 먼지가 씻겨 내려가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진국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원장은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면 이물질이 눈에 갇혀 염증을 유발하기 쉽기 때문에 황사나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되도록 착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며 “외출이 불가피할 때는 보안경을 착용해 미세먼지를 직접 차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