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창수’ 인터뷰 때를 기억하는지 환하게 웃으며 반겨주는 모습이 친근하다. 5년 만에 정규 12집으로 무대 위에 서는 모습이 설레는 듯 입가에 미소가 가득했다.
“앨범 발매가 2014년 목표 중 하나였는데 발매해서 마음이 편해요. (편한) 이유는 경쟁하거나 1위를 탐내지 않기 때문에 더욱 그렇고요. 즐길 준비는 됐는데 노래는 정말 잘하고 싶어요. 12집이라는 감사함이 있거든요. 20년에 걸쳐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게 어찌나 고마운 줄 몰라요. 땡스 투(Thanks To)에 이름을 넣곤 하는데 이번에는 무의미하더라고요. 고마운 사람이 너무 많은데 누굴 선택한다는 거 자체가 조금은 우습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래서 ‘이 글을 읽는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적었어요.”
“감개무량하다”고 몇 번이고 말한 임창정의 12집 ‘흔한 노래… 흔한 멜로디…’에는 지난해 9월 발매한 ‘나란 놈이란’에서 호흡을 맞춘 작곡가 백민혁의 ‘어느 하루가’, 종합편성채널 JTBC ‘히든싱어-임창정 편’ 출연자들과 함께한 ‘너의 미소’, 가수 이박사와 함께한 ‘임박사와 함께 춤을’, 가수 휘성의 곡 ‘마지막 악수’ 등이 수록됐다.
타이틀곡 ‘흔한 노래’는 수퍼터치의 곡으로 그룹 DJ.DOC의 이하늘의 친동생 이현배가 속한 프로듀서 팀이다. 어떤 인연에서 함께 작업했는지 물어봤다.
“DJ.DOC 콘서트 후 뒤풀이에서 이 친구(이현배)가 ‘흔한 노래’ 데모를 틀어주면서 어떠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처음에는 ‘괜찮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계속해서 들려주더라고요. 저에게 곡을 주고 싶어서 계획했다고 하더라고요.(웃음) 멜로디가 쉽고 ‘흔한 노래’처럼 편안하게 들려서 타이틀로 결정했어요.”
“들리기에는 편하지만 제 노래 중 이만큼 부르기 어려운 노래는 없어요. 키가 비슷하지만 후렴구에 변화가 많아서 소화하기 벅차요. ‘슬픈 혼잣말’ ‘소주 한 잔’ 같은 경우에는 청중들을 휘어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데 ‘흔한 노래’는 자신이 없어요. 그래서 옥타브 낮은 MR(반주)을 가지고 다니는 웃지 못할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임창정은 첫 리허설 무대를 하고 충격을 받아 금연까지 시도했다고. 금연은 그가 노래에 집착하는 정도를 보여주기도 한다. 속상해 담배를 집었다가도 자신과의 약속을 어기기가 싫어 여전히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는 임창정은 금연 3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더욱 완벽한 무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 그는 “여러 사람이 나에게 가수와 배우 중 어느 것이 더 좋으냐고 물어보곤 하는데 무의미한 질문”이라고 정체성에 대해 운을 뗐다.
“저는 대중 예술을 하는 사람이고 ‘광대’라는 표현이 적절한 것 같아요. 대중이 원하는 모습을 갖추면서 제가 하고 싶은 걸 하고 있는 운 좋은 광대죠. 가수와 배우를 병행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저 무대에 서는 즐거움, 카메라 앞에서 다른 사람으로 살아보는 것, 이 자체가 저에게는 즐거운 일인걸요?”
즐기는 자를 아무도 이기지 못한다는 말이 맞기는 한가 보다. 임창정은 발매 직후 각종 차트를 석권, 발매 열흘이 넘도록 상위권을 유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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