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는 조광현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석좌교수(교신저자)가 주도하고 송제훈 박사과정 연구원(제1저자)이 참여한 국내 연구진이 대장조직에 숨겨진 암발생 억제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1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대장조직에 내재된 방어 메커니즘이 밝혀짐에 따라 대장암 발병에 대한 이해를 돕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에는 영국 암연구소 오웬 삼손 박사와 데이비드 휴웰, 레이첼 리지웨이, 아일랜드 연구소 보리스 콜로덴코, 월터 콜치 박사가 참여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도약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돼 연구결과는 셀 자매지 셀 리포트지 온라인판 지난달 28일자에 게재됐다.
생명체는 손상된 조직을 스스로 복구할 수 있지만 복구를 위한 세포분열 과정에서 암을 일으킬 수 있는 유전자 변이가 생길 수 있다.
이는 빠른 세포분열 속도와 소화과정에서의 독성물질 때문에 유전자 변이 확률이 높은 대장의 표면을 형성하는 동굴 모양의 상피인 장샘에서 특히 문제가 된다.
연구팀은 유전자 변이로 발암 가능성이 높아진 세포를 대장의 장샘에서 빨리 내보내는 방식으로 대장조직이 빠르고 빈번한 조직재생과정에서 암 발생을 억제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변이된 세포의 장샘 체류시간을 줄여 비정상적 세포분열을 억제하는 방어 메커니즘이 대장에 내재돼 있다는 것이다.
수학모델 시뮬레이션 결과 유전자 변이에 의해 세포의 증식과 분화에 관여하는 신호전달 경로인 윈트신호전달이 강화된 변이세포는 정상세포에 비해 접착력이 높아지면서 장샘의 위쪽으로 더욱 빠르게 이동해 장내로 배출되기 쉬운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자 변이로 윈트 신호전달회로의 핵심인자인 베타 카테닌이 분해되지 못하면 축적된 베타 카테닌이 세포증식을 활성화시키고 세포 접착력을 높이게 되는 가운데 장샘 조직의 특수한 환경과 비슷한 접착력을 가진 세포들이 모이려는 성질로 인해 결국 변이된 세포를 배출시켜 조직의 항상성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실제 생쥐모델에서도 비정상적인 장샘 조직의 경우 증식이 활발한 세포가 오히려 느리게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같은 시뮬레이션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다세포 생명체가 비정상적 세포 변이에도 불구하고 조직의 항상성을 유지하도록 정교하게 설계돼 있음을 규명한 것으로 IT와 BT의 융합연구인 시스템생물학 연구를 통해 복잡한 생명현상의 숨겨진 원리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을 보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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