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일본 반도체 산업이 언제 엔저효과를 본격화해 세계 2위 재탈환에 나설지 모른다. 한국은 그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강점은 키우고 약점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특히 오랫동안 한국 반도체 산업의 취약한 부분으로 지적돼 왔던 비메모리 시스템 반도체 분야를 개척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는 어렵지만 경쟁력을 한순간에 끌어올릴 수 있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 될 수도 있다.
반도체 시장에서 시스템 반도체 분야는 78% 비중을 차지하지만 국내 기업 경쟁력은 미미하다. D램 반도체 세계 1위의 삼성전자도 시스템 분야에선 여전히 도전자의 입장이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모바일 AP 사업 부진으로 세계 시스템 분야 3위에서 4위로 밀려나자 한국의 순위도 4위에서 5위로 떨어지며 휘청했다. 비록, SK하이닉스가 14계단 오르며 80위로 올랐지만 선두권과는 여전히 한참의 거리가 있다.
시스템 반도체 산업은 메모리에 비해 세계 경기의 영향을 덜 받아 안전성이 높다. 영업이익률도 메모리보다 높아 한국 반도체 산업이 필연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국내 반도체 기업은 지난해 좋은 실적을 바탕으로 비메모리 분야를 개척할 여력을 확보했다. 메모리 분야 공급 시장이 과점화돼 수익성과 경쟁구도가 어느 정도 안정화된 것도 비메모리에 집중할 여건을 제공해 준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시스템LSI 분야에서 시스템온칩 분야 경쟁력 확보를 위해 ‘모뎀개발실’을 신설하는 등 신성장동력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고성능 모바일 AP를 통해 시장을 공략하는 동시에 중저가 모바일기기용 통합칩 ‘ModAP(모뎁)’을 통해 AP시장 전반에 걸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차세대 이미지센서 신기술 ISOCELL(아이소셀)을 적용한 이미지센서 신제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SK하이닉스도 비메모리 분야 전문가 서광벽 전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부사장을 영입하는 등 역량을 키우고 있다.
특히 회사는 올해 종합반도체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기존 CMOS이미지센서 사업 외에 또 다른 시스템 반도체 진출 방향을 구상 중이다. CMOS이미지센서는 그동안 자회사인 실리콘화일과 함께 개발‧생산해 왔는데 최근 이 회사를 100% 완전 자회사로 인수해 사업을 내재화했다.
또한 SK하이닉스는 모바일AP 사업 개발을 위해 SK텔레콤과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시장 전문가는 “팹리스와 파운드리 기업을 육성하는 것도 시스템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키우는 방편”이라며 “이를 통해 창조경제형 중소기업을 확보하고 이로 인한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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