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중국 최대 이동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이 삼성전자의 세 번째 주요 매출처로 떠 올랐다.
현재의 기세를 놓고 볼 때 미국 애플을 제치고 최대 고객사로 등극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지난달 31일 삼성전자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13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5대 매출처는 애플, 베스트바이, 차이나모바일, 도이치텔레콤, 스프린트의 순이었다.
가장 눈에 띄는 업체는 차이나모바일의 ‘급부상’이다. 지난해 3분기 처음으로 삼성전자의 주요 고객사에 이름을 올린 차이나모바일은 3개월 만에 도이치텔레콤과 스프린트 등을 밀어내고 최대 이통사 고객사로 올라섰다. 휴대전화 가입자 7억명을 보유하고 있는 차이나모바일의 화끈한 구매력이 배경으로 지목됐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과 유럽 등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중국은 스마트폰 업체들이 반드시 잡아야 할 시장이 됐다. 특히, 차이나모바일은 올해부터 자체 4세대 이통서비스인 시분할 롤텀에볼루션(TD-LTE)을 개시할 예정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레티지 애널리틱스(SA)는 중국이 LTE 서비스에 본격 착수하면서 올해 한해만 1억3500만대의 스마트폰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중국내에서 20% 내외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차이나모바일 스마트폰 공급업체로 선정됐으며, 올해 스마트폰 사업의 최대 격전지인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다양한 제품군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제 관심사는 차이나모바일이 애플을 누르고 삼성전자의 최대 고객사로 올라설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그 기간이 멀지 않았다고 단언한다. 삼성전자의 칩과 부품을 공급받아 아이폰을 제작하고 있는 애플이 특허분쟁 갈등으로 삼성전자와의 거래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여기에 아이폰의 파워가 강세이긴 하지만 갈수록 아이폰에서 빠져나오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나며 전체 판매량도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중국에서는 삼성전자의 브랜드 파워가 애플에 못지 않고, 현지 시장 점유율도 높은데다가 앞으로 판매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종합해 보면 차이나모바일이 삼성전자의 최대 고객사로 올라설 수도 있다는 것이다.
차이나모바일을 통해 애플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고객사군을 살펴 보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의 고민은 줄어들지 않을 것임을 감지할 수 있다. 도이치텔레콤과 스프린트향 매출이 둔화됐고, 미국 최대 휴대전화 전문 쇼핑몰 브라이트 스타는 상위 5개 고객사에서 밀려났다. 이는 미국과 유럽지역내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것을 의미한다.
휴대전화와 전자제품을 모두 판매하는 미국의 베스트바이가 두 번째 고객사에 이름을 올리긴 했지만, 베스트바이 매출 상승은 연말 연시 쇼핑시즌에 따라 TV와 가전제품 등의 매출이 증가한 것이 주 요인으로 분석됐다.
올해부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중심이 선진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 이동하면서 중저가폰 부문의 매출 비중이 커질 전망이다. 스마트폰 업체는 동일한 대수의 제품을 판매해도 중저가폰의 비중이 높아지면 그만큼 수익률이 떨어진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고수익을 보장해주는 선진국 시장에서의 매출 우위를 기반으로 개도국 시장을 공략해왔다.
고객군 변화에 따른 수익률 하락을 막기 위해 어떠한 전략을 내놓을지, 또한 최대 고객이자 강력한 경쟁자인 애플의 아이폰과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이는 선진국 시장에서 아이폰을 능가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지 등 삼성전자의 고민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