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홍기택 산은금융그룹 회장이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 통합 후 청사진으로 '시장형 정책금융기관'을 제시했다.
홍 회장은 1일 산업은행 창립 60주년을 맞아,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중장기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홍 회장이 구상한 중장기 발전전략은 △창조경제 지원 △금융선진화 선도 △시장 안전판 기능 강화 △지속가능한 정책금융기반 확충 △통일시대 준비 등이다.
이날 중장기 발전전략의 세부 내용을 발표한 이대현 산업은행 기획관리부문 부행장은 "지난해 8월 정부의 '정책금융기관 역할 재정립 방안'을 계기로 정책금융기관으로 복귀함에 따라 국내 대표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위상에 부합하는 중장기 발전전략을 수립했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은 벤처·신성장 사업 등 고위험 신규사업 육성을 강화해 창조경제를 지원하고, 정부의 재정적자 확대로 자체수익 확보에 대한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지속가능한 정책금융 기반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위기의 상시화로 시장 안전판 역할에 대한 필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시장 안전판 기능을 강화하고 국내 금융시장 포화를 극복하기 위해 금융 선진화를 선도할 방침이다.
특히 통일을 한국 경제 재도약의 계기로 활용하기 위해 단계별 북한 경제발전 지원 역할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통일금융 노하우를 습득하기 위해 해외기관과의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부행장은 "과거 한ㆍ중ㆍ일 개발금융기관 협력을 통해 개발금융 협의체를 운영했던 것처럼 이를 부활하는 방법 등으로 통일시대를 준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은 이 같은 중장기 발전전략을 통해 시장형 정책금융기관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기업금융 중심의 투자은행 육성 등을 목표로 추진됐던 민영화가 중단됐지만 정책금융과 상업금융을 병행하겠다는 뜻이다.
산업은행은 기업금융과 투자금융, 구조조정 업무 등의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자본시장을 활용한 투·융자 복합금융상품 위주로 시장베이스에 입각해 정책금융을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정부의 재정상태를 감안해 '다이렉트뱅킹' 등의 자체수익과 산업금융채권 등의 방식으로 시장조달을 활용하고 향후 추가 자본확충이 필요할 경우 기업공개(IPO)도 추진할 방침이다. 다만 시장과의 마찰은 최소화하기로 했다.
이 부행장은 "IPO에 대한 가능성은 여전히 열어놨으며 소매금융의 경우 시장의 신뢰·재원조달 문제 등으로 현행수준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통합산은이 출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산업은행은 시장형 정책금융기관으로 재탄생하기 위한 첫 단계로 올해 정책금융공사와의 통합을 마무리하고 지난해 1조4474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던 실적을 6304억원 흑자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영업자산은 지난해 109조9000억원에서 114조4000억원으로 확대하고, 중소·중견기업 자금공급도 지난해 23조8000억원에서 25조5000억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어 2016년까지 투·융자 복합금융과 성장단계별 컨설팅 등을 통한 신성장 산업지원을 다변화하고 리스크관리 강화를 통한 위험자산의 건전성을 제고해 안정단계를 맞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2018년까지는 정책금융 및 상업금융 병행으로 장기 지속가능한 업무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자산 250조원, 순이익 1조원대 유지를 달성하고 현재 10% 수준인 해외 영업비중도 20%대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 부행장은 "올해는 창립 60주년이면서 동시에 정책금융공사와의 합병을 추진하는 재창립의 원년"이라며 "시장형 정책금융기관으로서 비전과 핵심가치, 중장기전략을 정립해 한국 대표 정책금융기관으로 발돋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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