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기사 등 SK텔레콤 불통사태 피해 1인당 12만원 배상 촉구

소비자집단분쟁조정신청서 제출 예정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SK텔레콤 불통사태에 대해 대리운전협동조합 등이 1인당 12만 원의 배상을 촉구할 계획이다.

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 등이 2일 소비자원에 소비자집단분쟁조정신청서를 제출한 후 기자회견을 열고 SK텔레콤에 대해 통신 네트워크 불통 사태와 관련해 제대로 된 배상과 조치,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할 예정이다.

소비자집단분쟁조정신청에는 참여연대, 금융소비자연맹, 이동통신피해자연대, 전국 을살리기비대위 등 소비자·시민·중소상공인 단체들이 대리기사 50여명, 퀵서비스 노동자 50여명, 이동통신 가입자 50여명, 택배기사 10여명 등을 모아 제출할 계획이다.

이들 단체는 대리기사, 퀵 서비스 종사자들이 다른 날에 비춰 당일 평균 7만 원 정도의 경제적 피해를 본 것으로 합리적으로 추산한 것과 정신적 위자료 5만 원을 더해 12만 원 정도의 배상을 촉구하기로 하고 일반 통신 가입자들은 일단 정신적 위자료 5만 원을 청구하기로 했다.

이는 이번 불통사태와 관련, 강원도 원주의 권성중 변호사가 위자료로 10만 원을 청구하는 공익소송을 제기한 것을 참조했고, 예전 네이트 개인정보유출 소송에서 1인당 20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이 있었던 점도 고려했다.

개인 간 피해 편차가 있으므로 이번에는 일반적인 위자료로 5만 원을 청구하되, 큰 피해를 본 개인의 경우는 추후 입증하면서 청구 배상 금액도 추후 조정할 예정이다.

회견에서 이들 단체는 SK텔레콤이 가입자에 한해 일부에게만 기본요금 또는 정액요금제의 8%를 보상하겠다는 방침은 당일 대리기사, 퀵서비스 노동자, 휴대전화로 주문받아 일하는 먹거리 배달, 꽃 배달과 같은 중소상공인 등 큰 피해를 겪은 이용자들에게 적절한 보상이 될 수 없고 예상치 못한 낭패를 겪은 일부 소비자들에게도 적절한 보상이 될 수 없는데도 일방적으로 보상 기준을 설정하고 공표해 이를 사실상 강제하고 있다고 밝힐 예정이다.

이들 단체는 SK텔레콤 가입자는 아니지만 연락이 절실했던 KT나 LG유플러스 가입자들의 피해나 선불요금제 가입자들의 피해는 완전히 외면하는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소비자집단분쟁조정제도는 소비자기본법에 따라 도입된 제도로, 50명 이상의 소비자가 동일 제품이나 서비스로 피해를 봤을 때 시·군·구 단위의 지방자치단체나 소비자원 등에 분쟁 조정을 신청하는 제도다.

분쟁 조정 결과는 향후 동일한 피해상황에 있는 소비자들에게도 확대 적용될 수 있다.

이들 단체는 앞으로도 SK텔레콤 불통 사태에 대한 공동 대응과 함께 독과점 상태에서의 이동통신재벌 3사의 투자 및 관리 소홀로 인한 서비스 부실과 개인정보 유출 문제, 폭리·담합 의혹, 소비자 횡포, 갑을 문제 등 각종 문제에 대해 적극 대응하고 지난번 KT의 가입자 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사죄와 보상, 재발방지책 마련을 촉구하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집단분쟁조정 신청 등 공동 대응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들 단체는 같은 장비와 같은 기술을 사용하는 KT나 LG유플러스에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는데 SK텔레콤에서만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거듭되는 불통 사고에 대한 불안과 실망, 가입자의 대규모 이탈 문제를 막기 위해서도 SK텔레콤에서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타 통신사에서도 이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통신망이 지식정보화 시대에 고속도로망보다도 더 중요한 국가적 인프라로,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일반 민간 대기업에 통신망을 맡겨 놓은 가운데 민간 이동통신 3사들이 매년 천문학적인 수익을 보장받고 여러 특혜도 같이 제공받고 있음에도 최악의 불통 사태를 만들어낸 것에 대해 철저한 점검과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통신3사에 대한 정보통신 당국의 관리·점검에서는 문제가 없었는지도 규명해야 하고 통신 당국의 관리·점검 체계도 제고돼야 하며 근본적으로는 통신서비스의 공공성을 회복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SK텔레콤이 손해에 대해 10배를 보상키로 했다고 밝혔고, 직접적으로 장애를 겪지 않았더라도 전체 고객에 대해 일괄적으로 월정요금(기본료 또는 월정액) 중 1일분 요금을 빼주기로 해 직접적인 피해를 본 가입자는 54정액요금제 기준 4355원, 이달 통신 요금의 8%가량을 감면받게 되고 직접적인 장애를 겪은 가입자 외에도 일괄적으로 한달 요금(기본료 또는 월정액)의 하루치 요금을 감액 조치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라고 밝혔다.

또 대리기사들이 가장 일을 많이 할 시간대인 6시부터 12시까지 거의 6시간 동안 일을 전혀 하지 못한 경우가 많아 전업 대리기사나 능숙한 대리기사들은 10만~12만원의 소득을 올릴 수 있고 회사 측에 내는 돈을 제하고도 6만~8만원 정도의 수익을 거둘 수 있지만 4355원을 보상한다는 것은 전혀 받아들일 수 없는 조치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