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업종에 비해 성과나 실력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진 증권업계에서도 여성이 고위직에 오르는 것을 가로막는 유리장벽이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10대 증권사 직원 수는 2013년 말 총 2만4014명으로 이 가운데 여성은 41.57%에 해당하는 9983명에 달했다.
회사별로는 미래에셋증권이 전체 직원 가운데 여성이 46.15%(809명)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동양증권(44.92%) 및 한국투자증권(43.89%), 우리투자증권(42.82%), 삼성증권(42.58%)도 여직원 비율이 평균보다 높았다.
이에 비해 신한금융투자는 여직원 비율이 36.18%(823명)로 가장 낮았다.
하나대투증권(38.61%)과 대신증권(39.14%), 대우증권(39.88%), 현대증권(41.21%)도 평균을 밑돌았다.
통계청이 2013년 9월 발표한 국내 500대 기업 여직원 비율이 26%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증권업계 여성 비중은 전반적으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여성 인력은 지점영업에 한정돼 있으며, 임원에 오르는 경우도 거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10대 증권사 여직원 가운데 절반이 넘는 57.88%(5778명)가 지점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전체 직원 가운데 지점 영업을 제외하면 증권사 여직원 비중은 17.57%로 떨어진다.
특히 증권사 임원 346명 가운데 여성은 단 8명에 그쳤다. 전체 임원 가운데 2% 남짓에 불과한 수준이다.
총수가 여성이라는 점에서 여성 임원 비중에 힘을 보탠 현대증권과 대신증권을 제외하면 여 임원 비중은 더 낮아진다.
현대증권을 보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대신증권은 이어룡 대신금융그룹 회장이 각각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 증권사 여성 임원은 "연차가 쌓이고 진급할수록, 여성으로서 한계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남성 중심인 직장 문화 탓에 살아남기가 쉽지 않아 이직을 생각하거나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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