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당뇨병 치료제 시장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인슐린 분비 호르몬 분해효소(DPP-4) 억제제 계열이 주도하는 국내 시장에 나트륨 포도당 공동수송체(SGLT-2) 억제제 당뇨약이 등장하면서다. 여기에 국내 상위 제약사들이 기존 제품은 물론 새 당뇨약의 판매를 맡아 국내사간 영업 대리전도 예상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최근 ‘포시가’를 출시했다. 포시가는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약이다.
이 제품은 신장에서 포도당 재흡수를 막아 소변으로 나오는 포도당을 늘리는 방식으로 당뇨를 일으키는 당화혈색소 수치를 줄여준다. 체중과 혈압 감소 효과도 있다.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 기능이 떨어져 당뇨를 불러오는 인슐린 저항성 유무와 관계없이 모든 당뇨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포시가는 이런 장점을 내세워 DPP-4가 주도하는 국내 당뇨약 시장 점유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2013년 기준으로 국내 당뇨약 시장 규모는 4994억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DPP-4 억제제가 43%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DPP-4 억제제 계열 당뇨약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소장에서 나오는 혈당조절 호르몬을 억제해 혈당을 떨어트리는 약물이다.
한국MSD의 ‘자누비아’가 대표적인 DPP-4 억제제 계열 당뇨약이다. 자누비아는 지난해에만 10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한국릴리의 ‘트라젠타’와 한국노바티스의 ‘가브스’는 각각 625억원, 375억원을 기록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 당뇨사업부를 인수하며 확보한 당뇨약인 온글라이자는 68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포시가 등장으로 국내 제약사간 경쟁도 한층 뜨거워졌다. 다국적 제약사가 내놓은 당뇨약 대부분은 국내사들이 영업을 맡고 있다.
자누비아는 대웅제약, 트라젠타는 유한양행, 가브스는 한독과 각각 국내 판매 제휴를 맺었다. 온글라이자는 일동제약이 담당하고 있다. 포시가는 이달 중 제휴 업체를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 CJ그룹 계열사인 CJ헬스케어가 유력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당뇨약 출시와 제휴 확대로 시장 규모가 한층 커지는 것은 물론 시장 구도에도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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