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진단] ‘요정돌’ 에이핑크, 순수 콘셉트로 차별화… 수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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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03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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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핑크 [사진 제공=에이큐브엔터테인먼트]

아주경제 국지은 기자 = 가요계에서는 ‘범람’이라는 단어가 흔히 사용된다. 음악, 콘셉트, 가수도 넘쳐나는 시대에 아이돌 그룹은 홍수를 넘어 쓰나미 수준에 도달했다. 존재감을 발휘하려면 무언가 특출하고 특별해야 한다.

걸그룹 에이핑크(박초롱, 윤보미, 정은지, 손나은, 김남주, 오하영)는 섹시 걸그룹이 논란의 화살을 맞을 때 순수함을 무기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지난해 ‘노노노(NoNoNo)’에 이어 지난달 31일 공개된 신보 ‘핑크 블러썸(Pink Blossom)’에는 타이틀곡 ‘미스터츄(Mr. Chu)’를 비롯해 ‘크리스탈(Crystal)’ ‘사랑동화’ 등 7트랙이 포함됐다.

‘미스터츄’는 사랑하는 연인과 나누는 첫 입맞춤의 두근거림을 표현한 노랫말이 사랑스러운 팝 댄스곡으로, 다양한 이펙트 계열의 신스(록에 전자 음악을 도입한 장르)가 흥겨운 리듬과 만나 에이핑크만의 상큼 깜찍한 매력을 극대화했다.

노래에 맞춰 의상도 화사한 봄을 담았다. 꽃무늬가 돋보이는 핑크색 원피스, 흰색 복고풍 원피스, 스쿨룩 등 걸리쉬하면서도 노출이 과하지 않은 옷은 ‘요정돌’ 이미지를 부각했다. 2014년 S/S 시즌 트렌드인 올 화이트와 프린트를 무대의상에 접목하면서 여심 공략에도 정성을 기울인 모양새다.

한동안 식상하게 여겨졌던 ‘청순함’과 ‘순수함’이 되래 ‘신선함’으로 다가오면서 에이핑크의 상향선이 두드러지고 있다. 발매 직후 포털사이트 실시간 장악은 물론 음원 순위에서도 상위권에 머물고 있다.

김반야 평론가는 ‘미스터츄’에 대해 “봄과 잘 어울리는 달콤하고 러블리한 슈가팝”이라고 평한 뒤 “단순반복의 후렴구를 내세운 깨끗한 멜로디는 그동안 에이핑크가 철저하게 밀어 왔던 전형적 구성”이라고 분석했다.

음원 차트 정복에 대해서는 “최근 과도한 의상이나 섹시 그룹의 범람으로 피로감을 느낀 대중들의 변화가 작용했다. 타 걸그룹의 반사효과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라고 해석했다.

또 “그동안 꾸준히 요정돌의 이미지를 지키면서 어느 정도 자신들이 원하는 이미지를 대중에게 각인하는 데 성공했다”면서도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는 멤버 정은지가 ‘발랄’ ‘털털’한 캐릭터로 크게 주목을 받고 있어 머지않아 이들의 순수 콘셉트 현실과 괴리가 벌어질 확률이 높다”고 우려했다.

노준영 평론가는 “섹시에 맞서 지속해서 순수한 콘셉트를 유지한 에이핑크의 매력이 대중을 관통했다. 차별화가 관건인 K팝 시장에서 나름의 정체성을 다지고 있으며 쇠퇴했다고 평해지던 걸그룹의 요정이미지를 세련되고 현대적으로 풀어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청순한 콘셉트의 한계는 과연 어디까지 갈 수 있겠느냐는 문제를 안고 있다. 식상함의 속도가 빠르다는 면에서 지속 가능한 매력인지는 의문”이라며 “20대 초반이 가지는 매력을 어필했다는 소속사의 입장은 시간이 갈수록 더는 ‘요정돌’로 남을 수 없다는 걸 반증한다. 노래는 우수하지만, 다음 에이핑크의 앞날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지어지는 앨범”이라고 덧붙였다.

배순탁 평론가는 “복고 문법이 영화나 드라마에 사용됐고 소비가 활발했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사용되면서 복고는 10대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문화가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에이핑크는 1990년대 1세대 아이돌이 고수했던 청순한 이미지로 중년층의 사랑을 받았다. 아이돌의 주 타깃인 10대들도 복고를 받아들이는 문화에 익숙해지면서 에이핑크에 대한 관심을 두게 됐다”며 “섹시가 주를 이뤘던 가요계에서 청순한 이미지를 선호하는 남성팬들의 갈증을 해소했다”고 판단했다.

끝으로 “‘미스터츄’ 역시 전작과 퀼리티 면에서 부족한 부분 없이 유려하게 흘러간다. 에이핑크의 수명은 일정 부분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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