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시장 '후끈'…고가낙찰 53개월來 최고치

아주경제 권경렬 기자 = #. 지난달 3일 서울 동부지법 경매3계에서 진행된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아파트 전용면적 83㎡형 물건은 감정가 6억9000만원의 103.6%인 7억1499만9900원에 낙찰됐다. 지난 1월 첫 경매에 부쳐져 유찰됐지만 2회차 경매에서 무려 33명이나 몰렸다. 이 아파트의 현재 시세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기준 6억8700만~7억5500만원이다.

아파트 경매시장이 후끈하다. 평균 입찰경쟁률이 8대 1을 넘어서면서 각종 지표들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100%를 넘어서는 고가낙찰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 회복과 경매시장 과열이 맞물려 입찰자들이 감정가보다 높은 금액을 써내고 있는 것이다.

2일 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수도권 아파트 경매에서 고가낙찰 사례는 107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2009년 10월(120건) 이후 53개월 만에 최다치다.

연초부터 아파트 거래량이 늘고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감정가 이상의 금액으로 낙찰받아도 시세보다 저렴한 물건들이 늘어난 것이다.

보통 경매물건의 감정가가 평가되고 나서 매각되는 데는 3~6개월 가량 걸린다. 그 기간 동안 시세가 더욱 올랐다는 의미다.

이밖의 주요 경매 지표들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거래량을 의미하는 낙찰률은 지난달 39.57%로 전년 동월(33.55%) 대비 6.02%포인트 올랐다. 낙찰가율도 1년새 76.97%에서 84.05%로 7.08%포인트나 상승했다.

평균 입찰경쟁률은 같은 기간 6.74대 1에서 8.18대 1로 수직 상승했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주택경기 회복세에 따라 투자자들이 많이 몰린 것은 물론 최근 전세난에 의해 세입자들이 경매를 통해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움직임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경매시장이 과열되면서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11일 서울중앙지법 경매11계에서 진행된 동작구 흑석동 우리유앤미 아파트 전용 59㎡ 물건은 입찰자가 4명에 불과했지만 첫 경매에서 감정가 1억9600만원의 128.46%인 2억5179만원에 낙찰됐다.

이 물건의 현재 시세는 3억~3억3500만원선인데 감정가가 매우 낮게 책정됐다. 소유자가 경수연립재건축조합에 대한 부담금을 미납해 대지권이 미등기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박종보 부동산태인 연구원은 "낙찰가격이 시세보다 5000만원 이상 저렴지만 대지권 미등기에 따른 추가비용이 발생할 수 있어 입찰자가 적었던 것"이라며 "이를 감안하고 낙찰받았을 가능성도 있지만 시세보다 크게 저렴하게 낙찰받은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결국 경매 물건의 권리관계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면 손해를 볼 수 있다.

박 연구원은 "경매에 나온 물건들은 각종 권리관계를 비롯해 기존 세입자 유무, 대지권 미등기 여부 등 따져봐야 하는 것이 많다"며 "경매가 대중화되면서 초보자들이 정확히 알아보지 않고 입찰한다면 입찰보증금만 날리게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