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잇따른 합병에 이재용ㆍ이부진 3세 승계구도 미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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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02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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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삼성그룹 계열사간 합병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사업구조 재편 외에 3세 승계와 연관된 다른 목적의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순환출자 지분구조가 얽히면서 3세 구도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는 아직 더 연관 사업 계열사간 구조재편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어, 지분구조도 계속 바뀔 가능성이 높지만 최근 흐름으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간의 관할 사업권이 겹치면서 남매의 승계 구도에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2일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이 이사회 결의를 통해 합병 사실을 공표했다. 제일모직과 삼성SDI 합병 발표가 있은 지 불과 이틀 만이다. 전부터 전자·소재 부문이나 화학, 건설 등 같은 사업영역이지만 분산돼 있는 계열사간 합병이 이뤄질 것이란 예측은 있어 왔는데 그 과정에서 지분 구조가 묘하게 얽히고 있다.

우선 삼성석유화학의 지분을 갖고 있는 제일모직이 삼성SDI에 흡수합병되면서 이부진 사장이 대주주(33.2%)로 있는 삼성석유화학에 대한 이재용 부회장의 영향력이 커졌다. 삼성SDI는 삼성전자가 20.38%의 대주주이고, 삼성전자는 3세 중 유일하게 이재용 부회장만이 0.57%의 지분을 갖고 있어서다.

여기에 다시 삼성석유화학이 삼성종합화학으로 흡수합병되면 이재용 부회장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삼성종합화학은 삼성물산(38.68%), 삼성테크윈(26.47%), 삼성SDI(10.66%) 등이 1~3대 주주로 있고 삼성테크윈은 삼성전자(25.46%)가 최대주주이다. 또 삼성물산의 경우 삼성SDI(7.18%)가 대주주이다. 이에 따라 삼성석유화학의 최대주주인 이부진 사장은 합병법인의 6대 주주로 내려간다.
 

이부진 사장.


그동안 재계 일각에서는 이부진 사장이 호텔사업과 건설, 중화학 사업을 이을 것이란 추측설이 나돌았으나, 이재용 부회장과 지분 구조가 얽히면서 당장에는 그러한 구도가 흐려졌다.

삼성물산은 이러한 지분 구도의 또다른 관심사로 급부상 중이다. 삼성SDI가 지난해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분을 삼성물산에 매각하면서 그룹내 비중이 높아졌다. 여기에 제일모직이 보유한 삼성엔지니어링 지분도 삼성물산 쪽으로 이동해 건설부문 최상위 계열사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이부진 사장이 건설 부문을 승계하는 데 삼성물산이 관건이 될 것이란 얘기다.

물론, 사업경쟁력 제고를 위한 합병의 이유도 충분히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제일모직이나 삼성석유화학 모두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 시장의 경기회복 지연과 자급력 확대 등으로 실적이 부진했으며 장기적인 전망의 불확실성도 팽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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