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배우 안재민, 만나기 전까지는 이제 막 연기를 시작하는 신인배우라고 생각했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는 그저 운이 많은 배우라고 여겼다. 하지만 인터뷰가 끝난 뒤 안재민은 연기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거기에 다양한 재능까지 지닌 '준비된 만능엔터테이너'였다.
안재민은 JTBC 주말드라마 '맏이'(극본 김정수·연출 이관희)가 종영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달 25일, 시원섭섭한 마음을 안고 서울 충정로의 아주경제 본사를 찾았다. "아직 '맏이'가 끝났다는 것을 못 느끼겠다"며 아쉬워했다.
안재민은 "'맏이'는 다른 드라마보다 조금 더 가족 같은 분위기였다. 함께 출연한 배우들을 매일 보니 아직도 끝나지 않은 것 같다"며 웃었다.
드라마는 종영했지만 배우들은 아직도 함께하고 있다. 요즘 안재민은 배우 김진수의 집에서 밥을 먹고 드라마를 보며 시간을 보낸다. 최근에는 출연 배우들이 박재정을 응원하기 위해 영화 '스케치' VIP시사회에도 다녀왔다.
안재민이 '맏이'를 통해 얻은 것 역시 망설임 없이 '동료'라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한 번도 현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적 없다"는 그는 "이번엔 분위기가 좋아서 일부러 촬영장에 일찍 갔다. 사람이 다들 좋았다. 연기뿐 아니라 삶적으로도 소중한 사람들을 많이 얻었다"고 밝혔다.
안재민은 근 1년 사이 30kg 정도 체중변화가 있었다. 지난해 여름 단편영화 '인생은 새옹지마'(감독 김태용)를 위해 10kg을 증량했다. 촬영 후에는 의도치 않게 10kg이 또 늘었다.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감독 김경묵)에서는 100kg에 육박하는 힙합퍼를 연기했다.
배우로서 몸매 관리를 해야 할 법도 하지만 안재민은 "최고 98kg까지 찌웠다. 살을 찌우는 시간이 너무 행복했다. 행복한 기분을 잊지 못해서 더 쪘다"고 신난 듯 말했다. '맏이' 촬영을 하면서 7kg 정도 감량했으며 지금은 꾸준히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하고 있다.
안재민에게 체중 변화만큼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작품 복'이었다. 좋은 작품을 만나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던 힘으로 안재민은 모든 사람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는 성격을 꼽았다.
"궁금한 걸 못 참아요. 감독님과의 미팅 자리에도 아이디어를 많이 준비해 가는 편이고요.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니까 신선하게 느껴지나봐요. 감독님께 좋게 다가간 것 같아요."
연기에만 열정이 넘치는 줄 알았더니 다재다능한 끼를 갖고 있었다. 동국대학교 연극학부를 졸업한 안재민은 짧지 않은 무명기간 동안 영상에 맞는 곡을 만들거나 시나리오를 썼다. 그리고 이런 시간은 영화 전체의 플롯 구조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안재민 자신은 '잡기'에 능한 것"이라고 표현했지만 연기 생활에는 많은 도움이 됐다.
지난 2011년에는 태산이라는 예명으로 4장의 앨범을 냈다. 안재민은 "많은 곡을 써놨는데 그냥 컴퓨터에만 저장해놓기는 아까워서 앨범을 냈다. 앞으로는 팬미팅을 위해서만 음악을 할 계획이다. 배우로 자리를 잡기 전까지는 음반 발표를 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연습을 할 때 느낌에 맞는 음악을 들으면 많은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촬영이 있으면 음악을 들으며 연기 준비를 한다. '맏이'에서도 슬프거나 고백하는 신이 있으면 음악을 들으며 몰입했다. 내 마음대로 음악을 바꾸며 감정을 새로 다잡았다"는 그의 말에서 음악에 대한 애정이 드러났다.
안재민은 항상 끊임없이 도전해나가는 배우가 되고 싶어 했다. "연기에 대한 갈증은 늘 있다. 언제 올 지 모르는 기회를 잡기 위해서 계속 준비할 것"이라는 각오를 다지는 모습에서 조금씩 차오르는 그의 배우 인생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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