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꽃 피는 봄이 오니 경제도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실제 추운 겨울이 지나듯 1분기 세계 경제를 얼어붙게 만들었던 부정적 요소들이 완화되는 양상이다. 여기에 국내 여러 업종이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며 시장을 들뜨게 하는 호재들도 다수 부각된다.
다만, 장기화된 엔저 기조와 함께 최근 소비세 인상에 나선 일본의 아베노믹스는 국내 산업계의 수출 리스크로 계속 따라 붙고 있다.
3일 국제금융센터는 1분기 중 주요국 경제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는 등 세계 경제 전체적으로 성장 모멘텀이 약화됐다면서, 이는 연초 미국 한파와 중국 춘절 등 계절적 요인에 따른 민간소비 위축 등이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러한 일시적 악재는 계절이 지나면서 소멸 또는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주요국의 정책기조도 경기지지 방향으로의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유럽이 디플레 방어와 경기둔화 등에 맞서 2~3분기 중 통화완화 경기부양책 집행 등 진작에 나설 것으로 보이며, 특히 한국의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도 적극적인 경기부양은 아니지만 추가 긴축의 조절이 예상된다고 센터는 전했다.
실제 최근 주요 기관들의 주요국 경제 전망치도 1분기 추가로 하향조정 중이나 2분기 이후에는 대체로 반등했다.
블룸버그는 2월 경제성장률 조사에서 1분기 미국의 경우 2.2%, 중국은 7.6%를 예상했다가 3월 재조사에서 각 1.9%, 7.4%로 내렸다. 대신 2분기에는 미국, 유로존, 중국에 대한 기존 전망치를 유지한 채 일본은-3.9%서 –3.5%로 상향시켰다.
신흥국 정치불안도 우크라이나 사태의 진정 등 하반기로 갈수록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 인도와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의 선거 이후 경제개혁 기대감도 상존한다. 즉, 국내 산업계의 수출 의존도가 높은 유로존, 중국 등 아시아 신흥국 시장의 악재들이 진정될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 업종별로도 호재를 맞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IT·전자업계의 경우 브라질 월드컵과 윈도우XP 서비스 종료에 따른 PC 교체 등 수요성장 요인이 존재한다. TV는 1분기 비수기를 지났고 UHD TV 등 신제품 출시로 신시장이 열리고 있다. 에어컨 판매 성수기에 진입하는 것도 관련 제조사인 삼성전자, LG전자 등에 긍정적이다.
자동차도 지난 3월 미국 수요 성장이 예상치를 웃돌았고 내수시장도 확연한 증가세가 감지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동차 업체 개별적으로도 신차효과에 힘입어 내수와 수출 모두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제네시스에 이어 신형 LF쏘나타 효과로 4월 큰 폭의 성장세를 기대한다.
석유화학 업계는 1분기 시황이 급락했다가 지난달 말 회복세를 보였다. 업계는 중국 등 수출시장의 재고가 감소하고 전방 수요가 회복되며 구매량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정유 및 석유화학 업계는 전통적으로 여름으로 갈수록 계절적 성수기 효과를 봐왔다.
태양광은 모듈가격의 약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OCI 등이 제조하는 폴리실리콘 가격은 kg당 21달러선을 계속 유지 중이다. 이 가운데 중국에서 시행한 미국산 대비 낮은 폴리실리콘 반덤핑 관세로 한국 기업이 유리해질 것이란 전망이 있다.
한편, 이러한 호재 속에 일본과의 수출경쟁 심화 가능성은 있다. 일본 기업들은 지난해 엔저효과를 못 봤지만 장기화된 정책 일관성 덕분에 하반기로 갈수록 효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특히 산업연구원은 최근 아베정부가 소비세를 인상함에 따라 일본 국내 소비가 위축될 것을 대비해 일본 기업들이 해외시장에 나서면서 한국과의 경쟁을 예상했다.
산업연구원은 “한국과 일본의 주요 수출품목 중 동종의 품목이 다수 존재한다”며 “일본 기업이 내수시장 경영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해외시장 역량을 강화한다면 한국 기업과의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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