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최근 선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조선업황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날로 커지고 있지만 중소형사들은 여전히 불황에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국내 빅3(대우·현대·삼성) 조선소들이 고부가가치 선박을 필두로 수주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국내 중소형 조선소들은 금융권에서 선박 수주에 필요한 선수금환급보증(RG)을 받지못해 신규수주가 전무한 상태다. RG란 발주사가 조선업체에 납입한 선수금을 금융권이 보증해주는 것을 말한다.
상황이 이렇자 중소형 조선사인 신아sb가 법정관리 절차에 돌입했다. 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무역보험공사 등 신아sb 채권단은 창원지방법원 파산부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김민재 금속노조 경남지부 신아sb지회 지회장은 “일주일 후 법원 판단에 따라 법정관리 여부가 결정지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형 조선사들의 위기론은 꾸준히 지적돼온 바 있다. 자금압박을 받던 STX조선은 결국 유가증권시장에서 퇴출 됐고, 대부분의 중소조선소들은 부실화와 기술력 부족 등으로 신규 수주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줄도산 중이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2013년도 국내 중소조선소의 누적수주는 전년 대비 138.2% 증가한 197만CGT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성동조선과 SPP조선 등 중대형 조선소의 수주실적이 포함된 만큼 실제 중소형사의 수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조선업계가 양극화를 나타내고 있는 이유는 자금 부족으로 기술개발을 하지 못해 경쟁력이 상실되고 있는데다 RG발급을 받지 못해 신규수주가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신아sb는 지난 2012년 유럽 선주와 MR탱커 6척에 대한 수주 의향서(LOI)를 체결했으나 금융권에서 RG 발급을 거부하자 수주가 무산된 바 있다. 또 세광조선과 세코중공업도 은행의 RG발급 거부로 수주가 무산된 기억이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재 RG발급 없이 선박을 건조중인 조선소는 한국야나세가 유일한 것으로 안다”면서 “나머지 조선사들은 신규수주에 어려움이 큰 만큼 선수금환급보증에 대한 기준을 완화하는 등 은행권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선주사들은 대형 조선사들과 주로 거래하는 메이저 선주들”이라며 “수주가 이어지고 있는 조선사들의 경우 R&D(연구개발)센터를 운영하며 기술력을 키우고 있는 반면 이들 중소형사들은 기술력이 떨어지고 있어 기술개발을 위한 지원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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