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소닉 컴 하트’라는 신설법인을 설립한 파나소닉은 약 661.2~991.7㎡(200~300평) 규모의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땅 주인들을 모집해 20년 이상 장기 사용 계약을 체결한 뒤 이들에게 소유 부지에 건물을 짓도록 한다. 파나소닉은 주택의 설계·시공과 주택과 관련 시설운영을 맡는다.
이번 공동주택사업은 파나소닉이 기존에 진행해 온 간호 서비스 사업에 주택 운영 사업, 파나소닉의 주력 사업인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을 결합해 새로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 진행되는 것이다. 주택과 간호 서비스 등 고령화 관련 서비스가 제각각이던 패턴을 벗어나 민간기업이 관련 서비스와 제품을 모두 책임지고 제공ㆍ관리함으로써 독자생활이 어려운 고령자들의 안정적인 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파나소닉의 시도는 ‘수직통합’을 추진한 덕분에 만들어낸 새로운 시장 창조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그동안은 각 계층에 있어 전문적인 역량을 키운 기업이 성장을 구가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료스케 대표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처리된 정보가 하드웨어까지 단숨에 이어질 수 있는 사업 구조를 형성한 기업이 아니면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전문 분야의 능력을 고도화시키기 위한 수직계열화가 아니라 사업의 궤를 형성하는 모든 부문을 보유할 수 있는 수직통합을 이뤄내야 한다는 것이다.
수직통합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많은 기업들은 자신들에게 부족한 내용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는 핀란드 노키아의 휴대전화 사업을 인수했다. MS는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업체인 인텔과 손잡고 운영체제(OS)인 도스와 윈도를 사실상 독점 공급한 덕분에 전 세계 PC 시장에서 애플을 압도했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 주도권이 넘어가는 추세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MS는 구글과 애플에 밀리고 있다. 하드웨어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노키아의 휴대전화 사업을 인수했다.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은 미국 유니버설 뮤직 그룹의 인수를 시도한 바 있다. 애플 아이폰을 도입해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손 회장은 아이폰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유니버설 뮤직의 콘텐츠를 판매하기 위함이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바로 이러한 흐름의 변화를 짚어낸 것으로 보인다. “왜 파나소닉과 같은 시도를 삼성은 먼저 하지 못한 것인가?”라는 의문은, 아이러니하게도 삼성이 그동안 삼성전자 위주로 성장해 왔던 것이 주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모든 것을 전자 위주로 판단하니 다른 계열사들은 들러리로밖에 여겨지지 않았고, 아무리 각 부문에서 잘해도 전자와 비교하면 작기만 한 자신들의 모습이 더 위축돼 보인다. 이런 사고가 조직 전반에 걸쳐 굳어지면서 창의성이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 “전자의 1등 노하우가 아직도 전 계열사에 확산되지 않고 있다”는 이 회장의 질책의 진짜 배경은 이런 점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삼성전자만으로 모든 경쟁에서 압도할 수 없다. 각 계열사의 역량을 하나로 뭉쳐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아야만 미래에도 삼성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점을 실감한 이 회장이 목표 달성을 위해 더욱 더 강력한 수직통합 작업을 진행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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