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업계 미투 마케팅 전성시대…원조 업체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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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04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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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는 지난 2일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발표하고 경쟁사들의 미투 마케팅에 크게 반발했다. 사진은 LG유플러스 모델 G드래곤. [사진=LG유플러스 홈페이지]

아주경제 송종호ㆍ정광연 기자 = “상도의가 아니다, 점잖치 못하다.”(유필계 LG유플러스 부사장)

지난 2일 LG유플러스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간담회 도중 SK텔레콤이 서둘러 동일한 성격의 요금제를 같은 날 내놓자 유 부사장이 발끈한 것이다.

4일 관련 업계의 따르면 IT업계가 미투 마케팅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뒤처지면 끝장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비슷한 서비스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앞서 소개한 사례처럼 3개월을 공들여 요금제를 기획한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경쟁사가 손쉽게 베꼈다는 의심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방송 업계에서도 미투 마케팅은 현재 진행형이다. 최근 씨앤앰, CJ헬로비전, 올레tv 등은 주문형비디오(VOD)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연이어 내놨다. 업계 최초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만큼 따라오는 속도가 빠르다보니 선도 업체가 갖는 긍정적 유효기간은 빛을 잃게 됐다.

게임업계는 마케팅보다는 장르 선택에서 ‘미투’ 전략이 목격된다. ‘몬스터길들이기’로 시작된 미드코어 모바일 RPG 열풍이 대표적인 예다.

CJ E&M 넷마블이 서비스하고 씨드나인게임이 개발한 ‘몬스터길들이기’는 지난해 8월 출시 이후 현재까지도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 2위를 지키고 있는 인기 모바일 RPG다. 누적 매출이 1000억원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질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미드코어 RPG 전성시대를 선도한 게임으로 평가받는다.
 

몬스터길들이기 [사진제공=CJ E&M]


‘몬스터 길들이기’ 이후 많은 게임사들이 모바일RPG에 집중하며 비슷하면서도 다른 게임들을 양산, 4월초 기준 구글플레이 매출 상위 10위 게임들 중 6개를 RPG가 차지하고 있다. 새롭게 출시되는 신작 게임들까지 포함하면 모바일 RPG의 비중은 압도적이다.

경쟁 업체들의 ‘RPG 집중 현상’에 대해 선도 기업이라 할 수 있는 넷마블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장르 선택은 엄연히 게임사의 고유권한인 만큼 불필요한 대응을 하기보다는 자사의 역량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침을 굳혔다. 실제로 넷마블은 ‘몬스터길들이기’ 이후 ‘세븐나이츠’, ‘다함께 던전왕’ 등 블록버스터 모바일 RPG를 연달아 성공시키며 모바일게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이런 ‘미투’ 전략의 효과가 서서히 한계치에 도달한 것으로 분석한다. 지나치게 많은 모바일 RPG가 범람하며 유저들의 피로도가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표절 논란이 뜨거웠던 캐주얼게임 ‘애니팡2’가 출시 이후 매출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부분도 게임 자체의 완성도 보다는 RPG 피로도 급증으로 인한 반사 이익 덕분이라는 주장이다.

무엇보다 이같은 쏠림 현상의 심화가 게임 산업 전체의 정체현상을 불러올 수 있는 만큼 부분별한 ‘미투’ 전략을 삼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미투 마케팅을 선보인 업체들은 이 같은 시각을 반박한다. 이들은 “다들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할 기술력과 역량을 보유하고 있고 시작 시기를 조율할 뿐이다”라며 “미투 마케팅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는 점에서 긍정적이다”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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