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도 ‘중소맥주업(하우스맥주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해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갖추고 있고, 수입맥주의 공세는 날로 거세지고 있다.
◆유통 공룡기업 롯데 맥주사업 도전장
롯데는 6일 라거계열의 맥주 ‘클라우드’를 출시해, 이달 말부터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간 5만㎘의 생산능력을 갖춘 롯데주류의 충주 공장은 맥주만을 전문적으로 생산하게 된다. 아직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의 생산능력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조만간 10만㎘의 생산능력을 갖춘 제2공장을 증축해 전력을 보강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의 맥주 사업 진출이 주목받는 것은 국내 맥주 시장의 판도가 바뀔 수 있다는 점이다.
주류업계는 “롯데가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려 오비맥주, 하이트진로와 대적하는데는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이라고 전제한 뒤 “결국 오비맥주, 하이트진로와 국내 맥주시장에서 3파전을 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유는 롯데가 국내에서 가장 강력한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백화점, 마트, 편의점 등을 이용해 ‘클라우드’를 단숨에 전국구 맥주로 등극시킬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소주 ‘처음처럼’의 유통망을 활용해 전국 음식점 및 유흥주점에도 일제히 맥주를 공급할 수도 있다. 또 소주, 위스키, 와인 등을 판매해오던 롯데주류의 영업력은 어느 주류기업에도 뒤지지 않는 전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이같은 유통망과 영업력이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에게는 사실상 대항마로 떠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오비·하이트 “롯데 맥주사업 쉽지 않다”
롯데의 등장에 국내 맥주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는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하지만 전열을 재정비해 롯데에 도전을 뿌리치겠다는 의지다.
우선 국내 맥주 점유율 1위인 카스를 보유하고 있는 오비맥주는 AB인베브라는 천군마마를 이용해 롯데에 대적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5년전 금융위기로 벨기에 맥주기업 AB인베브는 오비맥주는 18억 달러에 사모펀드에 매각했다. 하지만 최근 AB인베브는 58억 달러에 오비맥주를 재인수해 국내 시장은 물론 아시아시장 공략의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AB인베브는 오비맥주의 국내 시장 점유율을 더욱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최근엔 오비맥주가 자체적으로 에일맥주 ‘에일스톤’을 출시하는 등 프리미엄 맥주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해나가고 있다.
하이트진로도 전열을 가다듬고 롯데를 맞이하고 있다. 최근 주력 제품군을 재정비 해, 기존 하이트맥주를 리뉴얼한 ‘뉴 하이트’를 선보였다.
말이 리뉴얼이지 상표 디자인뿐 아니라 제조공정까지 전 부문에 걸쳐 신제품 수준으로 출시했다.
‘뉴 하이트’는 최적의 부드러운 목넘김을 구현하고자 제조공정을 조정해 쓴 맛을 줄였으며, 홉, 몰트, 탄산의 최적 조합을 통해 청량감을 강화하고 부드러운 목넘김을 위해 알코올 도수도 4.3%로 조정했다.
◆신세계·수입맥주 가세에 맥주시장 ‘춘추전국’
유통맞수 롯데의 맥주사업 진출에 신세계그룹도 칼을 빼들었다.
신세계그룹의 계열사 신세계푸드는 최근 ‘맥아 및 맥주 제조업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그동안 신세계L&B를 통해 해외 유명 맥주를 수입ㆍ판매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계열사를 통해 본격적인 맥주 제조에 직접 나설 계획이다.
롯데와 같이 대규모 생산능력을 갖추지는 않았지만 맥주 시장에서 대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신세계푸드가 내놓은 맥주는 ‘하우스맥주’로 에일 계열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신세계푸드를 통해 라거맥주가 아닌 에일맥주로 승부수를 띄울 것”이며 “빠르면 올 연말 우선 계열사에서 운영 중인 '보노보노' '자니로켓' '에그톡스' '그랜드델리아 등 외식매장에서 맥주를 판매하겠다”고 했다.
이밖에 하이네켄ㆍ버드와이저ㆍ기네스ㆍ기린ㆍ아사히 등 다양한 수입 맥주들도 몸집을 키우며 국내 기업을 위협하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진출로 맥주 시장은 어느때보다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며 “당분간 혼전 양상을 띠는 맥주 시장에서 어느 기업이 선두 자리를 차지할 지는 좀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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