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삼성SDIㆍ제일모직 합병은 국민에 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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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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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삼성이니 잘하지 않겠나.” 혹자가 삼성 합병을 두고 걱정하는 것은 공연한 노파심이란 뉘앙스를 풍겼다.

그런데 삼성SDI와 제일모직간 합병은 국민연금공단의 지분이 많아 좀 더 각별한 관심이 간다. 국민연금은 삼성SDI 9.46%(지난해 말 기준), 제일모직 11.63%의 지분을 갖고 있다. 말하자면 기자를 포함해 연금을 내는 국민들 모두 이 회사들의 간접적 주주인 셈이다.

그런 관점에서 이번 합병에 따른 국민들의 투자득실을 따져봤다. 양사는 모두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적자전환 했다. 그런데 연간으로도 적자전환한 삼성SDI가 좀 더 부진한 편이었다.

더욱이 제일모직은 패션부문 매각대금으로 1조원을 확보하고, 분리막 개발 성과를 낼 것으로도 기대받는다. 분리막은 2차전지의 핵심소재로, 이와 관련된 특허에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치열한 다툼을 보면 중요성은 말할 것도 없다.

삼성SDI도 갤럭시S5 등 신규 스마트폰 출시와 전기차 수주확대 등이 긍정적이지만, 최근 전기차 돌풍의 핵 테슬라가 자체 배터리 생산 체계를 갖추려고 해 리스크로 떠올랐다.

단기투자라면 제일모직쪽에 좀 더 손이 가지 않을까? 하지만 연금은 장기투자자로 시세차익이 아닌 기업과 수익을 공유해야 한다. 또한 이미 양쪽 다 지분을 갖고 있는 연금으로선 둘 다 잘 되는 쪽이 최선이다.

합병은 규모의 경제에 유리하지만 비대해진 조직이 속도와 책임감에 문제를 드러낸 경우도 있다. 분리막의 경우 삼성SDI에 내재화돼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할 수 있지만 경쟁사들에 내다팔긴 어려워진다. 한쪽에선 이번 합병에 사업성 외 승계구도나 지주회사 전환작업이 가미됐다는 추측도 내놓는다.

양사가 이러한 합병의 단점을 극복하고 오로지 사업적 시너지에만 집중해 부디 국민의 연금을 부풀려주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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