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 최대 부패사건으로 꼽히는 구쥔산(谷俊山) 전 인민해방군 총후근부 부부장 조사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이 주도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6일 중국 타이하이왕(台海網)에 따르면 인민해방군 군사과학원 궁팡빈(公方彬) 군대건설연구부 부주임은 지난 2일 블로그에 게재한 '구쥔산 부패사건은 무엇을 증명했는가'라는 글을 통해 구쥔산 사건의 내막을 밝혔다.
궁 부주임이 언급한 바에 따르면 구 부부장에 대한 사법처리는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당시 총후근부는 후 전 주석에게 구쥔산 사건을 처음 보고하면서 전근 처리를 건의했고 이에 후 주석은 그런 인사는 어디에 보내도 골치라며 구쥔산 사법처리 결정을 내렸다.
이어 정권을 이어 받은 시 주석 역시 10여 차례에 걸쳐 구쥔산 사건을 언급하며 철저히 조사하라는 특별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궁 부주임은 "인터넷에서 떠도는 숫자들은 사실에 근접하다"면서 "현금, 황금, 부동산, 마오타이(茅台)주, 명품시계, 상아, 호랑이 가죽, 서화 등 거대한 규모의 재물이 압수된 불법소득에 포함된다"며 구쥔산의 구체적인 부패혐의 내용도 거론했다.
후 전 주석과 시 주석이 구쥔산에 대한 조사를 진두지휘 했다는 것은 당 최고지도부가 군 간부들의 일탈 및 부정부패 상황에 상당한 불신을 품고 있다는 점을 반영하는 것이며, 연일 부패척결을 강조하고 있는 시 주석의 사정 칼날이 군 부패의 몸통을 정조준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31일 군 검찰이 구쥔산을 횡령, 뇌물수수, 공금 부정사용, 권력남용 혐의로 구쥔산을 기소했다고 밝힌 직후 인민해방군 최고 지휘관 18명은 군 기관지 해방군보(解放軍報)를 통해 시 주석에게 공개적으로 충성맹세를 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개혁개방 35년 이래 군 지휘부가 이처럼 대규모로 한꺼번에 입장을 발표한 것은 유례없는 일"이라고 평가하며 군의 대규모 비리 사건과 앞으로 있을 군 구조개편, 개혁 등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한편, 구쥔산 부부장은 지난 2012년 1월 부패혐의로 낙마해 조사를 받아왔고 지난달 31일 횡령, 수뢰, 공금유용, 직권남용 혐의로 군사법원에 정식 기소됐다.
구쥔산은 군의 인프라 구입을 관리하면서 부정 축재해온 것으로 알려졌고, 그의 부정 축재액은 200억 위안(약 3조5800억원)에 달한다. 특히, 수사 과정 중 그의 고향 집에서 순금 마오쩌둥(毛澤東) 동상과 고급 마오타이주 1만여 병 등이 발견됐고 군출신 유명 여가수 탕찬(湯燦) 등 5명의 정부(情婦)를 둔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