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한국ㆍ일본ㆍ중국의 자동차 산업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경기 불황이란 긴 터널을 지나 회복세로 접어들면서 한국ㆍ일본 자동차 판매량도 점차 늘고 있다. 무엇보다 앞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화두는 중국이다. 갈수록 커지는 중국 시장을 어떻게 공략하는가에 따라 글로벌 자동차업체의 미래도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012년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이 미국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선 점을 봐도 중국 시장의 영향력을 엿볼수 있다. 중국 대륙에서 벌어진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의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자동차는 안정적인 판매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메이저 시장인 미국에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미국 법인은 3월 한국 자동차가 총 12만1782대를 팔았다. 지난해보다 3.7% 늘어났다. 지난해 2월에 한파로 인해 판매 대수가 전년동기 대비 줄었지만 한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특히 기아의 쏘울은 무려 지난해보다 15.8%나 판매 성장했으며 옵티마(K5)도 13.5% 증가했다. 미국 중동부 지역가 한파에서 벗어나면서 3월에는 더욱 판매될 것이라고 전망됐다.
일본 자동차의 판매도 크게 늘었다. 미국에서 3월 도요타는 4.9% 성장한 21만4348대, 닛산은 8.3% 성장한 14만9136대로 늘어났다. 중국도 2012년 사상 처음으로 105만대의 자동차를 수출하며 세계 10대 자동차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중국의 주요 수입국은 알제리(15만대) 이라크(9만대) 러시아(9만대) 이란(7.8만대) 칠레 (6.4만대) 등이다.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은 잠재성장력이 큰 중국 시장의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중국의 소득 수준이 향상되면서 SUV 차량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SUV 판매량은 16%나 성장했다. 중국 인구 1000명당 자동차 대수는 58대로 미국의 787대보다 현저히 낮다. 중국의 자동차 보급률이 미국의 70% 수준이 되려면 9억 대의 자동차가 더 보급되어야 한다. 즉 시장 잠재성장력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중국시장은 한국 자동차업체에게 주요 수출 무대다. 현대 기아자동차 글로벌 판매 실적에서 중국 시장 비중은 20.6%로 가장 크다. 2012년 미국을 제치고 중국이 최대 시장이 됐다.
중국은 자국의 자동차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외국 기업이 중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할 때 중국기업과 50대 50으로 합작법인을 설립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중국의 4대 국유자동차회사인 상하이 자동차, 동펑자동차, 이치자동차, 창안자동차는 다국적 기업과 합작해 중국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때문에 중국 자동차 시장은 해외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이 상당히 높다. 중국에 가장 먼저 진출한 폭스바겐이 20%로, GM과 현대기아차가 각각 10.5%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 자동차 브랜드는 반일 감정으로 인해 점유율이 낮은 편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 경제가 침체되더라도 럭셔리 상품인 자동차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스탠포드 베른스테인의 막스 워버튼은 "경제 성장이 주춤하지만 자동차 산업은 여전히 호황기"라며 "오히려 비싼 차를 구입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자동차 시장 개발 초기 완성차 위주의 정책으로 자동차부품산업 성장이 늦다. 중국 자동차부품 주요 수입국은 한국ㆍ일본ㆍ독일이다. 세 나라의 수입 비중이 76%에 달한다. 자동차 부품시장을 중점적으로 공략해야 한다. 세계에서 자동차를 가장 많이 생산한 나라인 만큼 부품시장도 최대 규모다. 중국 지역 부품업체들은 저부가가치 부품에 편중되어 있다. 차체부품 변속기 브레이크 부스터 GPS 등 기술수준이 낮은 제품 군에서 시장점유율 70%를 상회한다. 대다수가 소규모업체인데다 개발 능력이 부족하다. 한국과 일본이 중국의 고부가가치 부품의 수출시장을 집중 공략하면 한중일 자동차산업이 글로벌 시장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