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부 다이소아성산업 회장이 다이소의 운영 철학과 향후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이형석 기자)
아주경제 강규혁 기자 =대학 졸업 후 최연소 공장장으로 근무했다. 그러던 중 당시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구가하던 균일가 숍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카테고리 킬러로서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이후 일본 다이소산업에 생활용품을 독점 공급하는 회사를 차렸고, 1997년에는 '아스코이븐프라자'라는 이름으로 1호점을 선보였다. 지금의 '다이소'다.
박정부 다이소아성산업(이하 다이소) 회장을 만났다.
인터뷰가 진행된 이날 박 회장은 해외 일정 기간 악화된 발 치료를 위해 병원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그는 해외출장이 잦다. 정기회의차 일본에 방문하는 횟수만 1년에 10번이 넘을 정도로 강행군이다. 최근에도 신제품 소싱을 위해 독일에 다녀왔다.
◆ 1조, 1000개, 그리고 1%
다이소의 2013년매출은 8850억원 수준이다. 전년 대비 16% 넘게 증가했다.
"지난해 엔화 약세 등으로 상당히 어려운 시기를 보냈습니다. 신장률을 꾸준히 이어가기 쉽지 않겠지만 올해 연매출 연1조원을 달성하는 게 1차적인 목표입니다"
박 회장은 1조원 달성을 위해 다양한 복안을 준비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매장 대형화와 가맹사업 추진을 통한 소비자 접점 확대다.
"100평 매장을 기준으로 그 안에 들어가는 제품이 1만~1만 5000개 가량 됩니다. 그런데 최근 높아진 원스톱 쇼핑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다이소가 보유한 보다 많은 상품들을 선보이려면 100평 정도로는 모자랍니다. 300~500평 정도는 될 때 연출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는 판단을 했죠. 작년 간담회때도 밝혔듯이 가능한 대형화를 추진하려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그는 말했다.
고정비용 증가라는 위험요소가 뒤따르긴 하지만 기존 매장을 리오픈 하는 형태로라도 전반적인 대형화를 추진하겠다는 게 박 회장의 의지다.
우선 전국의 다이소 매장을 1000개까지 늘릴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 줄곧 고수해 온 직영점 위주의 사업형태에도 변화를 줄 생각이다. 현재 다이소 매장의 85% 이상이 직영으로 운영되고 있다.
"나도 장담 못하는 게 사업인데 무책임하게 가맹사업을 밀어붙여 회사를 키울 수는 없다는 게 창업 때부터 지켜 온 신념입니다. 가맹점주들이 직영점 못지 않게 경쟁력을 갖고 시장 내에서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마케팅, 교육팀 등과 협의해 내부역량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자 합니다"
직영매장과 가맹점이 각각 시장에 연착륙하고 시너지를 낸다면 1조 달성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다소 민감한 질문이지만 다이소 매출 관련 질문이면 으레 언급되는 영업이익률에 대해서도 속 시원한 대답을 내놨다. 향후 이익률이 높은 상품 위주로 취급품목을 재조정하겠지만, 지금의 가격대를 변경하거나 올리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다이소에서 판매되는 제품 3만 가지 중 절반이 1000원짜리 상품입니다. 아무래도 가격 자체가 낮다 보니 영업이익률이 낮을 수 밖에 없죠. 더욱이 2012년 경기도 용인에 구축한 물류센터에 1200억원 넘는 비용을 투자하면서 1%대까지 떨어졌습니다"라며 "당장의 매출 확보보다는 소비자들이 다이소라고 하면 '좋고 믿을만한 상품'을 파는 곳이라고 여기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물론 균일가를 포기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겁니다"라고 밝혔다.
◆ 최우선 과제는 '품질 확보'
머천다이징에 대한 박 회장의 열정은 뜨겁기로 업계에 정평이 나 있다. 관심가는 제품이 생기면 직접 이를 확인하기 위해 해외행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 일은 20년 넘게 해오다 보니까 일이 취미가 됐다고 해야 할까요. 지금이야 그렇지만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위기감과 성취감도 동력이 됐습니다. 우리 일이라는 게 챙기는 만큼 답이 즉각적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나부터 나서지 않으면 안됩니다"
상품의 불량률에 대해서는 매우 엄격하다.
'2~3% 내외의 불량률이면 괜찮겠지'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해당 상품은 물론 다이소라는 브랜드 자체의 가치가 급락한다는 것. 실제로 그는 무엇보다 검품에 상당한 공을 들인다.
"내가 산 상품이 불량이면 소비자는 그 브랜드 상품이 100% 다 불량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제조업체에 끊임없이 협력을 요청하고 납득 못할 컴플레인이라도 능히 받아들이고 수정할 수 있는 직원 마인드를 갖추자고 항상 주문하죠" 라고 박 회장이 말했다.
생산원가보다는 비싸지만 소비자가 느끼는 가치가 더 커야 한다는 박 회장의 가치관을 반영한 것이다.
내부역량이 갖춰진만큼, 더 좋고 다양한 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도 세웠다.
엔저파고 등 예상하기 힘든 국제정세에 대비하기 위해 수출국 다변화 전략도 이어가고 있다.
다이소는 지난 2011년 '하스코'라는 이름으로 중국에 진출해 상해를 중심으로 97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베이징과 톈진 등으로 거점을 넓혀가고 있다.
"중국은 일본이나 국내 시장과는 전혀 다른 별개의 시장이라 꾸준히 공부가 필요합니다. 당초 예상과는 달리 당장의 수익성을 내기는 쉽지 않지만 연착륙에 성공한만큼 머잖아 안정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박 회장은 "올해 처음으로 할로윈데이 관련 상품을 출시해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상품 소싱과 소비자들의 니즈 파악이 얼마나 중요한 지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고객이 찾아가고 싶은 매장', '사고 싶은 매장'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겁니다"고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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