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삭기 시장 패러다임 ICT융합이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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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0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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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자동차는 그 동안 기름으로 움직였지만, 이제는 소프트웨어로 움직이고 있다” 디터 지체(Dieter Zetsche) 다임러 AG 최고경영자가 지난 2012년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서 말한 내용이다.

기술집약의 자동차 산업은 물론 굴삭기 산업에서도 변화의 조류가 밀려오고 있다. 그간 기계란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의 도구만으로 존재했던 것과 달리 최근 정보통신기술(ICT)과의 융합으로 원격제어 등 편의성은 물론, 연비개선 효과까지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굴삭기 업체들도 ECO(친환경)시스템은 물론, 첨단 IT기술을 접목한 신기술을 속속 자사 제품에 탑재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국내 굴삭기 업체 중 ICT융합 분야에서 가장 선도적인 기업은 두산인프라코어다. 두산인프라코어가 내놓은 하이브리드굴삭기는 디젤 엔진만으로 출력을 얻던 기존의 굴삭기와 달리 전기모터와 전기 저장장치를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공회전 감소는 물론 엔진 출력시 낭비되는 에너지를 저장해 효율화를 극대화 했다.

고유가 시대로 연료비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는 만큼 하이브리드 굴삭기는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측에 따르면 하이브리드 굴삭기는 기존의 엔진 굴삭기와 비교해 35%의 연비개선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를 통해 굴삭기 1대당 연간 2000만원 이상의 연료비를 아낄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두산인프라코어는 유압펌프를 전자적으로 제어하는 혁신 기술인 디-에코파워(D-ECOPOWER)가 적용된 굴삭기를 출시한 바 있다. 이 기술로 기존 모델에 비해 작업량 당 연료 효율이 최대 24% 향상됐다.

장달식 두산 모트롤BG 유기R&D센터 연구위원은 지난해 열린 대한기계학회 학술대회에서 “최근 두산이 도입한 굴삭기 디-에코파워(D-ECOPOWER)는 펌프의 전자화를 통해 VBO(Virtual Bleed-Off)라는 가상 유량 손실 기술을 적용했다”면서 “손실의 50%정도를 차지하는 메인 밸브를 삭제해 굴삭기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중공업도 지난 2011년부터 전기모터가 탑재된 하이브리드 굴삭기를 양산중에 있다. 이 굴삭기는 기존 제품보다 최대 25%의 연비개선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상용화에 돌입한 원격관리시스템(Hi-mate)이 자랑거리다. 이 시스템은 스마트폰을 통해 건설장비의 고장 여부는 물론 소모성 부품의 교환시기 등 기계의 세부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GPS와 전자지도를 활용한 위치추적과 엔진시동 제한 기능을 갖추고 있어 고가인 굴삭기의 도난 및 불법 사용을 방지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친환경과 고연비 등이 중장비 업계의 화두인 만큼 IT기술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면서 “작업의 효율성과 안전성,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각기업들의 ICT융합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의 기계산업에 차별화를 줄 수 있는 ICT가 융합됨에 따라 글로벌 기업 간 기술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며 “한국 기업들도 생존을 위해 R&D(연구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IT기술이 도입되면서 더욱 정밀한 작업도 가능해질 것”이라며 “앞으로 위험지역에서 작업이 가능한 무인굴삭기의 등장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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