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 날 없는 국민은행, 쇄신안 무색…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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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08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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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정 분위기속 사건 발생…경영진 무능론까지 '들먹'

이건호 국민은행장을 비롯한 국민은행 임직원들이 지난해 11월 고객신뢰 및 임직원 윤리 회복을 위한 실천 결의를 다짐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은행]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국민은행이 쇄신안을 발표하고 내부통제시스템 개선에 힘쓰고 있지만 끊임없이 각종 사건·사고가 터져나오면서 쇄신 의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국민은행 내부통제시스템에 대한 대대적인 검사를 예고했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서울 강남지역 지점에서 근무하는 팀장급 직원 윤모씨가 친인척들의 자금을 돌려주지 않았다는 민원에 대한 자체조사를 벌이고 있다.

친인척들은 윤씨에게 13년간 자금관리를 위임한 뒤 최근 맡긴 자금을 돌려달라고 요청했으나 돌려주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윤 팀장을 대기발령 조치하고 조사 중이지만 윤 팀장과 친인척들의 진술이 엇갈려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국민은행 영업점에서 근무하는 이모 팀장은 지난 2월부터 영업점 또는 법인인감을 사용하지 않고 자신의 명판, 직인 및 사인 등을 활용해 허위 확인서를 교부하는 등 위법행위를 저지르다 내부 검사에 적발됐다. 이 팀장이 허위로 발급한 확인서는 △현금보관증 8건, 8억원 △예금입금증 4건, 3600억원 △기타 임의확인서 10건, 6101억원 등 총 9709억원에 이른다.

​친인척 자금관리 위임 및 횡령의 경우 금융실명제법 위반 소지가 있는 데다 윤 팀장이 자금을 불법 유용한 것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국민은행의 신뢰도에 상당한 흠집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이들 사건은 갖은 사건ㆍ사고로 위기에 처한 KB금융그룹이 최근 조직문화 쇄신안을 발표한 이후에 터져나와 그룹 전체적으로 추진중인 내부통제 강화 시도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 됐다. 금융권에서는 국민은행의 쇄신안이 무색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KB금융은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각종 사건·사고가 이어지자 조직문화 쇄신을 도모하고자 'KB금융 조직문화 쇄신위원회'를 출범하고 감사실명제와 수검부점 역평가 제도 등을 도입했다.

감사실명제를 통해 감사업무의 무한책임을 유도하고 수검부점의 검사역 역평가를 통해 피수검자가 수용 가능한 합리적인 감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복안이었다. 임직원들의 윤리수준을 측정하는 등 진단결과를 종합적으로 관리해 내부통제 방안으로 활용할 윤리·준법지수 도입도 제안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사건·사고가 터져나오자 일각에서는 경영진 무능론까지 제기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불거진 사건·사고로 홍역을 치른 뒤 윤리의식 제고 및 내부통제시스템 강화를 시도 중인 상황에서 새로운 사건이 발생한 것은 국민은행은 물론 그룹 경영진의 리더십이 일반직원들까지 미치지 못했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금감원도 국민은행의 기강 해이가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라 올 하반기로 예정된 종합검사를 다음달 중으로 앞당겨 내부통제 부분을 집중 검사하기로 했다.

검사결과에 따라 국민은행 및 KB금융 경영진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지도 관심사다.

KB금융지주를 비롯해 국민은행, KB국민카드 경영진들은 국민은행 도쿄지점 부당대출 및 국민주택채권 횡령, KB국민카드 고객정보 유출 등이 연이어 발생하자 올 초 일괄 사표를 제출했으나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과 관련된 경영진의 사표만 수리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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