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국내 상장사 3곳 가운데 1곳은 자회사 실적부진에 발목을 잡히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에 속한 1784개 상장사 가운데 약 31%에 해당하는 550곳은 2013년 개별재무 기준으로 흑자를 내거나 실적을 개선하고도 연결회계로는 적자 전환 또는 적자 확대, 이익 감소를 기록했다.
연결회계는 자회사 실적을 보유 지분에 비례해 이익으로 잡는다.
시장별로는 코스피 상장사 776개 가운데 209곳(26.93%)이, 코스닥은 1008개 가운데 341곳(33.83%)이 여기에 해당됐다.
한진해운홀딩스는 2013년 개별 기준 영업이익이 268억원에 달했지만 연결로는 적자가 2000억원을 넘었다.
연결실적에 포함된 한진해운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이 3076억원에 달했다.
이수화학도 마찬가지다. 개별기준 영업이익이 2013년 329억원에 이른 반면 연결로는 1억원 적자가 났다.
이수화학 연결실적에 포함되는 이수건설(기타법인)은 같은 기간 영업손실 288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연결회사에 추가된 이수앱지스도 적자가 지속됐다.
웅진홀딩스(개별 영업이익 165억원→연결 영업손실 149억원)와 대성합동지주(23억원→1175억원), 동양시멘트(122억원→47억원), 키이스트(11억원→56억원) 또한 연결기준으로 적자로 바뀐 회사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실적장세로 넘어가고 있다"며 "계열사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높은 종목과 적자에 허덕이는 종목 간 차별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1분기 어닝시즌이 시작되고 있는 가운데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주요 증권사가 실적을 전망하는 코스피 상장사 120곳은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이 28조3978억원으로 연초 추정치보다 12.13% 줄어들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비상장 자회사까지 포함해 실적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지는 가운데 이를 통해 옥석을 가려야 한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한진해운홀딩스 실적에 타격을 준 한진해운은 애초 1분기 영업손실이 304억원으로 예상됐으나 최근에는 349억원으로 늘어났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1분기 어닝시즌이 본격화된 데다 투자 주체별로 엇갈린 매매패턴을 보이고 있다"며 "실적 전망, 주가 수준, 수급 여건 등을 고려해 종목선별 기준을 강화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