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의 계속되는 경제지표 부진에 따른 경제성장 둔화와 함께 중국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이 올해 들어 더욱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9일 디이차이징르바오(第一財經日報)에 따르면 올해 들어 중국 은행권 부실채권이 급등하면서 지난 1~2월 두 달 동안 무려 600억 위안(약 10조1400억원)의 신규부실채권이 생겨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중국 은행 부실채권은 지난해부터 급속히 늘어나기 시작해 작년 12월 부실채권 비율은 1%로, 2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에 달했다.
지난해 늘어난 중국 은행권의 부실채권 총액은 약 1000억 위안에 달하며, 이 중 지난해 중국 대표 12개 상장 은행사에서 늘어난 신규 부실채권은 763억 위안으로 전년(303억 위안)대비 460억 위안(151.87%) 늘어났다.
지난해 말까지 5대 은행의 부실채권율을 살펴보면, 건설은행(建行)은 0.99%로 전년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고, 농업은행(農行)은 1.22%의 부실채권율을 기록해 전년대비 0.11% 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교통은행(交行), 공상은행(工行), 중국은행(中行)은 1.05%, 0.94%, 0.96%의 부실채권율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각각 0.13%포인트, 0.09%포인트, 0.01%포인트 증가했다.
이들 공상ㆍ농업ㆍ중국ㆍ건설ㆍ교통의 5대 은행 부실채권잔액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25%, 2.25%, 12%, 14.26%, 27.1% 늘었고, 이미 상환기한을 넘은 채권잔액은 4550억원으로 전년대비 532억 위안 증가했다.
5대 은행 이외 은행들의 부실채권도 큰 폭으로 상승해 싱예은행(興業銀行)의 부실채권 잔액은 103억3100만 위안을 기록, 전년대비 95%(50억4500만 위안)나 증가했고, 자오샹은행(招商銀行), SPD은행(浦發銀行)、민생은행(民生銀行)의 불량채권잔액도 전년대비 57%,47%, 27%씩 올랐다.
중국의 한 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이래 지속되고 있는 국내자금긴축 국면과 금융비용 상승세로 인해 이자와 원금을 갚지 못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부실채권율 증가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부실채권증가 속도는 다소 늦춰질 전망이나 올해 각 분기마다 신규로 늘어나는 부실채권의 수량은 전년대비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전날 보아오(博鰲)포럼에 참석한 옌칭민(閻慶民)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 주임은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올해도 중국 은행권의 부실채권은 계속 늘어날 수 있다”면서 “다만 중국 은행들이 충분한 적립을 통해 올해 말까지 부실 채권 비율을 1%대로는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