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가 통관인증 병행수입업체를 대폭 늘리고 직접구매(직구) 목록통관을 전 소비재로 확대하는 방안을 담은 ‘독과점적 소비재 수입구조 개선방안’을 발표하면서 소비자와 유통업체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저마다 유통업계는 독과점적 소비재 수입구조가 개선되면 중간 독과점적인 유통 구조의 마진이 줄어들고 소비자들 또한 저렴한 물건을 살 수 있어 시장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한 목소리를 내보내고 있다.
아울러 병행수입을 활용한 품목은 전체 소비재 수입액의 10%까지 증가할 수 있어 10~20%가량 물가가 인하될 수 있다는 효과론도 제기된다.
그동안 소비재 수입 시장의 유통구조는 독과점이 강한 수입업자들의 영역으로 독식돼 왔다. 때문에 해외구매 가격과 국내 수입 판매가격은 2~5배 가량 격차를 보이고 있어 병행수입과 해외 직접구매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도 한국형 컨슈머리포트격인 ‘비교공감’ 추진하면서 국내 제품과 해외 제품 간의 유통구조에서 오는 독과점 형태를 꼬집어왔다.
유통업계는 QR코드를 부착해 진품 여부를 정부가 보증하는 통관인증제가 소비자 신뢰를 높일 수 있어 이른바 짝퉁 논란은 해소될 수 있다면서 소비자도 마음껏 저렴한 제품을 구매할 수 있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인증 대상 상표를 기존 의류·신발이 중심이 된 236개 보단 더 많은 품목으로 확대해야한다는 업계의 주장도 나온다. 정부는 해당 236개 품목에 이어 자동차부품·소형가전, 화장품·자전거·캠핑용품 등 350여개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나 피부로 와 닿기 위해선 단계적 확대보단 완전 확대가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는 조언에서다.
특히 공동 사후관리(AS) 시스템 구축에 대한 메리트가 가장 크다는 진단이다. 소비자들이 병행수입을 기피한 이유로 지적돼 온 AS가 병행수입협회를 중심으로 해결될 수 있어 병행수입 제품도 경쟁력을 갖추는 등 소비 패턴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이에 반해 라이선스 수입업체를 비롯한 백화점들은 신중하면서도 다소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병행수입 판매처와 백화점은 별개 고객층 구조를 갖고 있다는 판단이나 매출 하락 등 소폭 부진의 요인을 배제할 수는 정책이라고 언급했다.
국내에서 독점 수입에 대한 판매 라이선스를 갖고 있는 수입업자들도 병행수입과 해외 직구가 늘고 있지만 아직은 집계가 미미한 단계로 고가 수입 제품에 대한 선호도는 여전히 높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도 정부가 대폭적으로 품목을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수입업자 측에서도 독과점적 상실 등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병행수입 활성화에 따른 매출 영향은 없을 수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그러나 그 영향은 크지 않은 수준이 될 수 있다. 명품만 보더라도 백화점 구매층과 대중명품 브랜드에서 구매 패턴에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한 백화점 납품업체 관계자는 “정부의 병행수입 활성화에 따라 백화점 라이선스 매장들은 생각이 다르다”면서 “해외직구 등으로 수입 의류 브랜드의 매출이 하락하고 있는데 특정 명품·화장품과 달리 의류 브랜드 등에는 타격을 입을 수 있어 납품업체로 향한 비용전가가 더욱 심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경제학자 교수는 “병행수입 활성화 등에 따른 수입액이 지난해 3조원에서 2017년 8조원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 물가가 오른 상황에서 전체 소비재 수입액을 10% 수준 낮추기 효과는 좀 부족한 면이 있다”면서 “독점 구조를 깰 수 있는 추가적인 확대 방안도 정부가 고민해야한 부분이다. 이 외에도 병행수입의 진입장벽을 막는 불공정 유통 구조가 만연할 수 있어 관련 제도도 시급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관세청은 서민생활안정 지원을 위해 60개 농수축산물에 이어 생수·전기면도기·승용차타이어 등 10개 공산품 수입가격을 공개할 방침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