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사고 확산] "부당대출에 자살까지" 악재 끊이지 않는 은행권 도쿄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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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09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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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은행 전 도쿄지점장이 지난 8일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해 12월 국민은행 도쿄지점 직원 자살에 이어 두 번째 사고다. 사진은 우리은행(왼쪽)과 국민은행 사옥 전경.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지난해 12월에 이어 또다시 부당대출 의혹으로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던 시중은행 도쿄지점 직원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도쿄지점에 대한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9일 금융권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해 부당ㆍ불법대출이 적발되면서 은행권 도쿄지점은 리베이트와 착복이 판치는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됐다.

지난 8일 숨진 우리은행 전 도쿄지점장 김모(56)씨의 경우 경찰은 가족에게 남긴 문자메시지와 차량에서 나온 연탄재 등으로 미뤄 방화에 의한 자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금감원 조사에 따른 심적 부담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국민은행 도쿄지점 현지 직원 김모(38)씨가 사무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직원 역시 비자금과 도쿄지점 간 관계를 파헤치던 금감원의 조사를 받고 있었다.

지난해 국민은행 도쿄지점의 부당대출이 적발된 후 금감원은 우리은행과 기업은행, 신한은행 도쿄지점에 대해서도 현장검사를 벌이고 있다.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의 부실대출 규모는 700억원대로, 이 중 일부는 국내로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 역시 적지 않은 금액을 국내 계좌로 송금한 것이 적발되면서 돈의 조성경위와 용처 등에 대해 집중 조사를 받고 있었다.

이처럼 도쿄지점에서 부당대출 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은 그간 공공연하게 행해진 리베이트 관행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일본 내에는 전문 브로커가 교포들을 상대로 대출을 알선하면서 수수료를 챙기는 한편 금융사 직원들도 수수료를 받는 관행이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이를 통한 착복과 횡령이 적발되면서 조사를 받는 당사자가 심적으로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내 한국계 은행은 일본 현지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지 못한 교민들을 상대로 다소 고금리의 대출을 취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베이트를 받으면 일본에서는 수수료처럼 회계처리를 하지만 한국계 은행에서는 지점장 등 직원 개인이 챙기는 것이 관행처럼 여겨졌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리베이트를 챙겨 건물 구입 등에 썼다는 직원들의 얘기도 전해진다.

또 다른 은행의 한 고위 관계자는 "조사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전반적인 국내 은행권의 관행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조심스럽다는 입장을 전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국민은행과 달리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의 여신은 정상적으로 상환되고 있는 것이어서 금융당국의 조사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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