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박인비(26·KB금융그룹)가 마스터스가 열리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에 왔다.
미국골프기자협회(GWAA)는 해마다 마스터스 기간에 지난해 부문별 우수선수를 시상한다. 박인비는 ‘올해의 여자선수’로 선정돼 그 상을 받기 위해서 온 것이다. 박인비 외에 ‘올해의 남자선수’로 애덤 스콧(호주)이 상을 받고 케니 페리, 로버트 알렌비, 켄 듀크, 그레임 맥도웰 등 내로라하는 골퍼들이 올해 수상한다.
한국 골퍼가 GWAA 상을 받은 것은 2010년 신지애(올해의 여자선수상), 2013년 최경주(찰리 바틀렛상)에 이어 박인비가 셋째다.
“미국LPGA투어 대회 가운데 마스터스와 비슷한 분위기를 지닌 대회를 꼽으라면 에비앙챔피언십을 들겠어요. 두 대회를 상징하는 색은 마스터스가 초록이고 에비앙챔피언십은 핑크이지만, 선수들을 최대한 배려하고 축제 분위기속에서 대회가 치러지며, 코스가 언덕에 조성된 것 등이 비슷합니다. 첫날 한국선수들의 경기모습을 볼 것이고 기회가 되면 지난해 챔피언 스콧도 따라다닐 생각입니다. 타이거 우즈를 곁에서 한 번도 보지 못해 보고싶었는데 이번에 안 나온다니 좀 아쉽네요.”
스콧은 지난해 호주선수로는 처음으로 마스터스에서 우승했다. 현재 세계랭킹 2위다. 우즈가 부상으로 불참하면서 랭킹 1위 자리를 노리고 있다. 스콧은 언젠가 “스윙이 안될 땐 박인비의 느릿한 스윙을 생각하면서 스윙리듬을 찾곤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 말을 박인비가 전해듣고 스콧의 팬이 된 것이다.
박인비는 지난해 미LPGA투어에서 6승을 거뒀으나 올해는 아직 무승이다. 지난주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는 중위권으로 처져 주위에서 오히려 걱정할 정도다. 원인은 퍼트가 지난해처럼 되지 않기 때문이다. 박인비는 “샷이 아무리 좋아도 퍼트가 마음먹은대로 되지 않으면 우승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퍼트는 골프의 샷 중에서 가장 짧은 거리를 굴리는 것이지만, 승부를 가름하고 골퍼들의 희비를 결정짓는 관건이다. 세계적 골퍼들도 퍼트가 뜻대로 되지 않으면 우승경쟁을 할 수 없는 것은 물론 슬럼프까지 겪기도 한다. 1년째 세계랭킹 1위를 지키고 있는 박인비도 예외는 아니다.
“230m 나가는 드라이버샷이나 1m 거리의 퍼트나 다같이 1타 아닙니까? 또 드라이버샷은 잘 안될 경우 다음샷으로 만회할 수 있지만, 퍼트는 안 들어가면 1타차가 나버리잖아요. 퍼트는 전체 스코어에서 약 43%를 차지합니다.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퍼트는 어렵고 미묘한 것같아요.”
이날 박인비의 시상식에는 약혼자인 남기협씨도 함께 했다. 두 사람은 9월26일(또는 27일) 서원밸리GC에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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