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적인 지시보다 책의 메시지를 통해 직원들 스스로가 기업의 미래을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정용진 부회장은 최근 대학생을 상대로 진행한 강연에서 고 김태길 교수의 '삶이란 무엇인가'란 책을 소개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다른 경영서적보다 인문학 책인 '삶이란 무엇인가'가 자신의 태도나 회사를 운영하는 데 있어 중요한 내비케이터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과거에도 틈이 날 때마다 회사 임직원들이게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정 부회장은 지난해 계열사 신임 임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도 이 책을 예로 들며 이야기를 나눴다.
'삶이란 무엇인가'는 인간의 행복 조건을 △생활의 안정 △건강 △자아의 성장 △원만한 대인관계 △공동체안의 떳떳한 구실 등 다섯 가지로 설명한다. 여기에는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임직원이 먼저 행복해야한다는 가치를 담고 있다.
이에 정용진 부회장은 2009년 본격적으로 경영 일선에 나서면서 임직원에 대한 복지를 강화하고 있다. 놀이방, 출산 및 육아 휴직 등을 확대하며 가정과 일에 모두 충실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 속초의 영랑호리조트를 인수해 사원 복지를 위해 활용하고 있다.
'독서광'으로 유명한 신동빈 회장 역시 책에서 많은 영감을 얻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해 전 계열사 팀장급 직원들에게 혁신 전문가인 고빈다라잔 교수의 '리버스 이노베이션'을 선물했다. 고빈다라잔 교수는 이 책을 통해 역혁신 이론을 설명하고 실제로 이를 도입해 성공한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이는 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롯데의 상황과 맞아 떨어진다.
책을 살펴보면 미래의 기회는 선진국이 아닌 신흥개발국에 놓여 있고 신흥개발국에서 만들어진 역혁신이 선진국으로 다시 들어가게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실제로 신 회장은 서신을 통해 "이 책의 관점은 동남아시아·중국·인도 등의 신흥국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 확장을 추진하고 있는 롯데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재계 관계자는 "최근 기업 오너들 사이에서 독서경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직접 지시를 내리는 것보다 책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해 직원들 스스로 기업의 경영철학·비전·가치 등을 되새겨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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